[단독]"엔비디아 연구원들, 양재동으로 출근"…LG전자, '로봇 공동개발 거점' 만든다
매디슨 황 제안 이후 공동개발 공간 조성 추진
다음 달 양재 데이터팩토리 내부에 협업 공간 마련
로봇 모델 고도화·기술 개발 기간 단축 모색
LG전자가 엔비디아와 함께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에 '피지컬 인공지능(AI)' 공동개발 거점을 마련한다. 양 사 엔지니어들이 같은 공간에서 로봇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높일 예정이다. LG전자가 보유한 제조·로봇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 로봇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양 사는 다음 달 데이터팩토리 내부에 'AI 공동개발 거점(가칭)'을 조성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은 이곳에서 LG전자 연구진과 공동 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협업 공간을 마련해 양 사 간 기술 교류와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이번 논의는 지난달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한 뒤 구체화됐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황 이사가 방한 당시 엔비디아 직원들과 함께 한 공간에서 연구하게끔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LG전자가 공간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8월 업무협약(MOU) 이후 다양한 공동 과제에 대해 양 사 실무진이 온·오프라인으로 협업하고 있다"며 "협업의 세부 사항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동개발 거점에서는 로봇이 작업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로봇이 여러 환경과 작업을 익히도록 가상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양 사는 이 과정을 반복해 로봇의 판단 능력과 작업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연내 가동을 목표로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가정과 공장, 물류 현장 등을 본뜬 공간에서 로봇을 학습시키는 시설이다. 연말까지 투입하는 로봇을 수백 대로 늘리고 실측·합성 데이터를 합쳐 10만시간 규모의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로봇 한 대가 쉬지 않고 약 12년간 작업해야 쌓을 수 있는 분량이다.
이 데이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다.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학습한 RFM은 로봇이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필요한 행동을 판단하도록 돕는다.
엔비디아의 기술은 실제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상환경에서 확대하는 데 활용된다. 현실에서 모든 작업 상황을 일일이 재현하기 어려운 만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조건의 데이터를 만들어 로봇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로봇 모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 사의 협력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됐다. 양 사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미래 전략사업 분야 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황 이사 등 엔비디아 관계자들이 양재 데이터팩토리를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협업 방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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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도 AI와 로봇을 미래 성장축으로 정하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AI와 로봇 분야의 속도와 실행력을 강조했다. LG전자는 가전과 공장 등 실제 공간에서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피지컬 AI 기술을 가정용·산업용 로봇에 적용할 방침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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