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진 전 선관위 사무총장 딸 승소
22년 공채 합격…작년 임용취소 처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특혜 채용 논란을 빚은 박찬진 전 사무총장 딸 임용을 취소한 처분이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연합뉴스·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박 전 사무총장의 딸 박모씨가 중앙선관위를 상대로 "임용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10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2년 10월 5일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년 10월 5일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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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2022년 전남선관위 경력 공채에 합격해 9급으로 임용된 후 2024년 7급으로 승진했다가 지난해 4월 임용 취소 처분을 받았다.

2023년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박 전 사무총장은 자진사퇴했으며, 같은 해 10월 검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딸을 합격시키는 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2월 감사원은 박씨가 응시한 경력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 조작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면접위원들은 평점란을 비워둔 채 서명란에 서명만 했고, 면접 결과로 결정된 응시자 6명의 순위만 사무직원에게 제출했다. 사무직원은 해당 6명을 '합격'으로 구분하고 평점란에는 임의로 평점을 대리 기재했다. 사무직원은 면접위원들에게 만 35세를 초과하는 지원자 등 정보를 기재한 현황표를 사전에 배부하기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선관위는 박씨에 대한 임용 취소 처분서에서 부친인 박 전 사무총장이 채용 당시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으로 인사업무 및 채용과 관련해 권한이 있고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박 전 사무총장이 2022년 딸의 전입 승인을 '셀프 결재'한 점, 원서 접수기간이 부당하게 연장된 사정 등을 반영했다고도 밝혔다.


박씨는 선관위의 임용 취소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제출된 감사 보고서만으로는 처분 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면접위원들이 사전에 지원자 나이 등을 미리 알 수 있었으며 현황표에 별도로 표시가 없었던 박씨 등이 합격하는 등 이례적인 사무처리가 있었단 점은 인정하면서도 "거짓이나 부정한 채점 또는 보고가 있었다고 볼 증거는 없다"고 했다. 또 부친인 박 전 사무총장이 임용 절차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거나 사무직원 및 평가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해 부정행위를 하도록 직·간접적인 지시를 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가 주장하는 이례적 사무처리 행위가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임용만을 특정해 취소할 공익상 필요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정행위 의혹에 근거한 불명확한 공익상 필요가 원고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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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월에도 선관위 상임위원 자녀가 임용 취소 처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아버지가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등 사유로 임용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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