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밀런 "AI 시대에도 과학자의 창의성과 판단 중요"
슈미트 "양자중력 난제 해결 기대"
멜로 "AI는 인간의 능력 확장"…활용법 익히되 기초지식도 깊이 배워야

"AI가 발전한다고 해서 인간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인공지능(AI)이 과학적 발견의 방식을 바꾸더라도 인간 과학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연구를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발견을 앞당기겠지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데는 과학자의 창의성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인공지능(AI)이 바꿀 과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인공지능(AI)이 바꿀 과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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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노벨상 수상자 3인이 AI가 바꾸는 과학의 미래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가 공동 개최한 행사에는 맥밀런 교수와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세 사람은 AI가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의 정설을 뒤집는 새로운 발견까지 이끌어낼 가능성에 주목했다. 동시에 AI를 활용하는 인간 과학자의 창의성과 판단력, 기초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가 양자중력 해결한다면 신나는 일"


슈미트 교수는 천문학에서 AI가 이미 연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관측 자료를 분석하고 코드를 작성하며 망원경 관측을 최적화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곳곳의 관측소에서 수집한 밤하늘의 이미지에서 지구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식별하는 데도 AI가 쓰인다. 슈미트 교수는 AI를 과학자의 연구 속도를 높여주는 '똑똑한 조수'에 비유했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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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가 모든 연구의 한계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그는 "AI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대형 우주망원경과 데이터의 제약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AI가 기존 과학의 정설을 뒤집는 발견까지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슈미트 교수는 "과학에서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뉴턴의 중력 이론이 아인슈타인의 등장으로 수정된 사례를 들었다. 이어 AI가 중력과 양자역학을 통합하려는 양자중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면 기쁜 일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발견은 AI가 있든 없든 계속 일어나겠지만, AI가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밀런 교수 역시 AI가 기존의 연구 방식을 바꾸는 발견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라디칼을 활용한 분자 합성 기술이 새로운 연구 방법으로 자리 잡은 사례를 소개했다. 라디칼은 짝을 이루지 않은 전자를 가진 반응성이 높은 화학종이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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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밀런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과학자의 새로운 통찰에서 비롯됐다며 AI도 비슷한 방식으로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발견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활용 막기보다 제대로 가르쳐야"


멜로 교수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AI의 발전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모두 근거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AI가 인간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고 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는 희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만난 젊은 인재들의 역량과 활력도 언급하며 AI가 이들의 새로운 발견을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시대의 교육을 놓고는 수상자들 사이에서도 강조점이 달랐다. 멜로 교수는 학생들이 글을 작성할 때 AI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AI 사용 여부를 탐지하는 기술에 의존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AI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창의성을 제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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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슈미트 교수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글쓰기와 수학 등 기초지식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 의존하는 것과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은 다르다며 천문학과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 학문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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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밀런 교수는 "AI라는 새로운 도구의 가치를 이해하는 과학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그것이 과학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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