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비 4~5배 가격 싼 일본
의료남용 우려…당국간 협조 필요

의료 상담 받는 한국인 관광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

의료 상담 받는 한국인 관광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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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해외 여행객들이 일본에 장기 체류하면서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맞고 돌아가는, 이른바 '스시자로'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은 다른 나라와 달리 마운자로와 같은 비만 치료제들이 당뇨병 치료제 및 대사증후군 치료제로 등재돼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게다가 외국인들도 온라인 처방을 통해 손쉽게 약을 구매할 수 있어 의료관광이 성행하고 있다. 병원에 따라서는 한국과 5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日에서 韓으로 비만치료제 불법반입 급증



일본에서조차 '스시자로'라는 용어가 언급될 정도로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와 치료제를 맞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통계를 집계하거나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움직임은 아직 없어 관련 공식 자료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의료관광 광고를 하거나, 외국인들이 호텔에서 원격 주문하면 배송까지 해주는 업체들까지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으로 몰래 들어오는 비만 치료제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관세청이 적발한 비만 치료제의 불법 반입 건수는 4155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적발된 1189건에 비해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은 일본에서 불법 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비만 치료제가 대사증후군 치료제로 보험이 적용돼 병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마운자로의 경우 5만~7만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보다 4~5배 정도 저렴한 셈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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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입 자체는 금지돼 있다 보니, 아예 일본에 가서 직접 맞고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일본의 소규모 병원과 클리닉들 중에서는 아예 의료관광객 전문으로 전환한 곳들도 늘고 있으며, 일본의 주요 사이트에서 이러한 곳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상황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결국 자국의 의료 수가가 해외 관광객들 때문에 많이 소모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해외로의 불법 반입은 막을 수 있어도 자국에 들어온 사람들을 일일이 감시해 치료제를 맞고 가는 것까지 단속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현상이 관광 수입 증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어 일본 정부 내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병원뿐만 아니라 의료관광과 연계된 사업체들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면 오히려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일본은 원래 관련 규제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현재와 같은 '스시자로' 문제가 방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日 비만치료제에 의료보험 적용…다른나라보다 저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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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이미 익숙한 일이 됐지만, 사실 비만 치료제 자체는 많은 나라에서 의료보험 적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유독 보험을 적용해준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일본은 다른 나라들보다 대사증후군 관련 정책이 매우 강한 나라로 꼽힌다. 특히 비만 퇴치와 관련해 2021년부터 공기업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른바 '비만금지법'을 만들었다.


남녀별로 대사증후군 위험군에 해당하는 비만 수치를 정해놓고, 이를 넘어서는 사람들에게는 국가가 1년간 집중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비만 수치 이하로 체중을 줄이도록 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1년간 진행했음에도 비만 수치가 유지되면, 정부가 제공했던 프로그램의 비용을 청구하는 정책이다. 엄밀히 따지면 비만에 대한 세금이나 벌금을 무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내에서는 '비만세'로 불리고 있다.


해당 법 시행 이후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일본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저체중 국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였다면 인권 침해 논란으로 큰 소송이 걸릴 법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국가가 그만큼 개인 건강을 신경 써준다는 법으로 인식되면서 예상보다 반발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 정부는 비만 치료제에도 의료보험을 적용해 국민들이 더 쉽게 체중을 감량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비만 치료제를 미용 목적으로 분류해 의료보험 적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해외 관광객들이 제대로 된 의사 진찰 없이 무분별하게 치료제를 남용할 경우 보건상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부분도 바로 이 약물 남용 문제다. 일본 내에서도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이나 해외에서 미용 목적으로 마운자로를 맞는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역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마운자로가 기본적으로 대사증후군 치료제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작용만 해도 복통이나 메스꺼움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급성 췌장염, 탈모 같은 위험한 중증 부작용까지 있다.


더구나 일본에서는 온라인 검진만 간단히 받아도 구매가 가능하다 보니, 이를 사재기하거나 본인이 검진을 받아 대량으로 구매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불법 판매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 당국은 자국민들 사이에서 다른 나라의 미용 목적 남용 분위기가 넘어오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에 대한 판매보다는 오히려 일본 내국인들의 거래를 엄격하게 감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의료당국간 약물남용 막기 위한 협조체제 필요

한편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 고객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한국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한국 의료당국 역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마운자로나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 가격이 일본과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데다, 최근 엔저 상황까지 겹치면서 지난해보다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이전까지만 해도 마운자로가 그렇게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스시자로' 유명세를 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에서 팔린 마운자로 매출은 1310억엔, 한화로 약 1조1397억원에 달했다. 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이제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그런데 이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일본 내국인 수요보다 한국인이나 외국인 수요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한국인들이 알게 모르게 매우 많이 구매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세관에서의 밀반입 적발 건수 급증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한국도 비만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GLP-1 계열 당뇨 치료제들을 일본처럼 의료보험 대상으로 지정해 가격을 낮추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일단 의료보험 규모 자체를 한국과 일본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 전 국민 의료보험을 1989년부터 시행했으며, 현재 적용 인구는 약 5200만명이다. 반면 일본은 1961년부터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했고, 대상 인구도 약 1억2000만명에 달한다. 보험 시행 기간부터 기금 대상 인구까지 상당한 차이가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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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당뇨병 치료제 겸 비만 치료제에 의료보험을 적용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약들은 짧게는 6개월, 일반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려면 1년 정도 맞아야 하는데, 약 자체가 1주일에 한 번씩 투여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만큼 의료보험을 적용할 경우 소요되는 예산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이 문제를 두고 한국과 일본 양국이 규제와 감시 체계, 그리고 약물 남용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7만원, 한국보다 5배 저렴" 우르르 몰려가…일본도 놀란 '스시자로' 열풍[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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