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너머] 李대통령에 닿지 못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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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농담 없이 진행된 99분의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모두발언부터 마지막 답변을 서서 이어갔다. 그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부족'이라는 표현만 13차례 나왔다.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 앞에서 연임 개헌·공소 취소·호르무즈 파병 논란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성찰'에 무게를 둔 회견이었다.


기자회견의 전반적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적어도 연임을 비롯해 몇몇 논쟁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번에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등 특정 계기에 이뤄진 기자회견과 달리 제한된 범위에서 질의와 답변이 집중됐다. 그래서 미리 준비했던 30여개의 질문 가운데 몇 가지를 기록해두려 한다. 현장에서 기회가 닿지 않아 묻지 못했고, 꼬리 질문이 나오지 않아 핵심에 다다르지 못한 것들이다.

우선 통합에 대한 생각.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민주·진보 진영을 향해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했고, 동시에 "최대 다수 국민의 합리적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어떻게 보는지, 중도까지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조적 다수' 구상이 지금도 유효한지에 대해선 답을 듣지 못했다. 핵심 지지층과 먼저 관계를 복원한 뒤 외연을 넓힐 것인지, 두 작업을 동시에 하겠다면 어떻게 풀어갈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정책의 예측가능성.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유예,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최초 정부안을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후퇴 또는 혼선은 유연성과는 다르다. 정책이 급변한 계기가 궁금했다. 검찰개혁과 관련된 공소청 직제안 등도 마찬가지다. 법무부가 '사법통제부'를 신설하고 검사 정원은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자 이 대통령은 프랑스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출범을 코앞에 두고도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한 방안이 나왔다면, 그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아울러 통상과 안보 문제의 충돌. 대미 투자 협상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익'과 '상업적 합리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미처 묻지 못한 핵추진잠수함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협상까지 놓고 보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대미 투자와 안보 현안을 철저히 분리해 협상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미국의 압박으로 각 현안이 서로의 협상 공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대통령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은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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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스스로 "과정에서 세심하지 못했다"·"개혁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달라"고 고백한 만큼, 이번에 듣지 못한 답은 당분간 지켜보면서 확인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무언가 확인이 될 때쯤, 비로소 이 대통령이 진정성과 기자회견에 대한 성과도 보다 온전히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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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정치부 차장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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