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러시아 영사 데이터 분석
작년 北주민 비자 발급 4배 ↑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 내 위험 지역에 남성은 물론 여성까지 대규모로 파견하면서 이들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영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3만6000건의 비자가 발급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4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 7월1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오른쪽)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7월1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오른쪽)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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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유학 비자였지만 북한 주민의 외화벌이를 금지하는 유엔 대북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위장용으로 발급됐을 것이라고 대북 소식통은 설명했다.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만5000~3만명의 북한 주민이 러시아에서 일하며 연평균 7500달러(약 1041만원)를 벌고 있다. 북한 당국은 노동자 임금의 최대 80~90%를 가져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해외 노동자 전체가 전 세계에서 지난해 벌어들인 외화는 최대 8억달러(약 1조1800억원)에 달한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 자국 군인 약 1만5000명을 파병했다. 생환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수백 개의 전사자 추모 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북한 여성들은 전쟁으로 일손이 부족해진 러시아 공장에 주로 배치되고 있다. 이들이 일하는 공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안전한 지역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올여름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창고 20여 개가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이로 인해 적어도 9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사망자의 국적을 알리지 않았지만, 이 시설 중 최소한 한 곳 이상에서 북한 여성들이 근무 중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 드론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캐비어 공장 등 단순노동 현장에서도 북한 노동자를 쓰고 있다. 러시아 기업 관계자들은 북한 노동자에 대해 "규율이 있고 책임감이 강하며 열심히 일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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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주요 관심사는 주민들의 생사가 아니라 재정적인 요소"라며 "북한이 기존의 남성 건설노동자 중심 파견에서 여성 노동자까지 러시아 공장·물류시설로 보내는 것은 외화 수입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동맹 강화와 외화 수입을 위해 북한이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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