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최 준비해 놓고 서울과 공동 개최 돌연 검토
"단독 개최 포기 아니다"…협의 무산 땐 기존안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전략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된 뒤 단독 개최를 전제로 유치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서울시와 공동 개최를 협의하면서 당초 계획에 변화를 줬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경기대회 유치심사위원회 심의까지 보류되면서 전북의 유치 전략이 사실상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전북도는 "단독 개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지만, 당초 단독 개최안을 마련해 문체부 심의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서울과의 공동 개최를 새롭게 검토하면서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종필 2036 하계올림픽유치단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전북이 올림픽 단독 개최를 포기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문체부의 심의 보류도 전북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공동 개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개최 계획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단독 개최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시 시설 사용 협약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마무리됐으며, 관련 자료까지 문체부에 제출해 단독 개최안으로 심의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전북도가 서울과 공동 개최를 추진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공동 개최 방안을 제안했다. 전북이 서울이 보유한 경기장과 교통·숙박 인프라, 국제대회 개최 경험 등을 활용해 국제 유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서울시는 개·폐회식 등 주요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현재 서울 측의 요구 조건을 놓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전북 단독 개최'라는 당초 유치 전략에 서울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문체부 심의마저 멈춰 선 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전북이 공동 개최 방안을 고려한다는 의사를 전달해 개최 계획서 심의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특히 개최 계획이 큰 틀에서 변경될 경우 원칙적으로 대한체육회의 국내 후보 도시 선정 과정부터 다시 거쳐야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전북이 서울을 제치고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된 과정과도 맞물린다.
전북은 지난해 2월 진행된 2036 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 선정 투표에서 61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11표를 얻은 서울을 제치고 국내 최종 후보 도시가 됐다. 그러나 후보 도시로 선정된 지 1년여 만에 전북이 서울에 공동 개최를 제안하면서 국내 후보 선정 이후 유치 전략이 사실상 다시 조정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전북의 공동 개최 협의와 관련해 서울시가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북이 문체부 재심의를 요청하거나 유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전주 올림픽 유치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전북이 근본적인 계획 개선 없이 시간을 끌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이날 김종필 유치단장은 "서울과의 공동 개최 제안은 대한민국의 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단 1%라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공동 개최가 성사되지 않으면 단독 개최로 간다"고 밝혔다.
즉 전북도의 설명대로라면 공동 개최는 기존 단독 개최안을 폐기한 것이 아니라 국제 유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플랜B'에 가깝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략 수정이 외부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단독 개최 포기'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전북의 유치 전략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데 있다. 전북도가 단독 개최에 필요한 시설 사용 협약과 유치 자료를 준비해 놓고도 서울과의 공동 개최를 다시 협의하면서, 결과적으로 문체부 심의가 보류되는 상황까지 초래했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3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희망 도시를 1차로 추릴 예정이다. 이후 유치 희망 도시들과의 집중 대화(Targeted Dialogue) 등을 거쳐 2029년 중반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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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와 인도 아마다바드 등 해외 도시들도 유치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국내 후보 도시의 유치 전략이 단독 개최인지 공동 개최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은 채 심의가 보류된 것은 전북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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