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추격 가속…화웨이 AI칩 조기 출시
미국 내에서도 공동 감독기구 설립 반대
한국 "선도국과 추격국 감속은 달라"
앤스로픽, 오픈AI 등 미국 선두 인공지능(AI) 기업들이 기술 위험을 통제할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제기한 속도조절론의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미국 내에서도 공동 감독체계 마련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차세대 AI칩 '어센드 960DT'를 기존 계획보다 3분기 앞당긴 내년 1분기에 준비할 계획이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 속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내 AI 연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쉬즈진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에서 "미국 AI업체들이 우려하는 첨단 모델의 안전위험을 중국 업체들은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AI 기업들은 개발 속도를 더 높여 이런 위험을 실제로 겪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미국의 속도조절론을 선두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시도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 역시 AI 에이전트의 안전을 위한 국가표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을 빠르게 추진하는 기조다. 안전 확보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추격 속도를 떨어뜨리는 데에는 경계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미국서도 엇갈린 입장…"AI 속도조절은 개별 기업 책임"
미국 내에서도 속도조절론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AI규제기구 설립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수장이 제안한 이 기구는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와 유사하게 AI업계를 감독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구상이었다. 세 사람은 해당 기구가 오픈AI·앤스로픽·구글 등 선두 AI 기업에 권한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책임은 개별 기업에 있다는 입장으로, 업계 전체의 일률적인 감속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7일 영국에서 열린 AI 관련 회동에서 "준비가 안 됐다면 출시를 보류하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제품을 내놓기 전에 더욱 엄격하게 준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제동에 반대했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에 AI 기업을 감독하고 위법 행위를 처벌할 수단이 이미 있다며 추가 규제 요구에 반발했다. AI와 데이터센터 개발을 늦추는 움직임이 경쟁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술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목소리와 국가 차원의 주도권 확보 논리가 충돌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차세대 AI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앤스로픽은 지난 17일 클로드가 내부 AI 연구개발 업무의 26%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로, 8월에는 내부 플랫폼에서 약 3만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연구와 엔지니어링 작업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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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늦출 여유 없다…추격 위해 속도 유지"
한국 정부도 기술 추격을 위해 개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는 지금 AI의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미 앞선 국가가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기술을 추격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국가 스스로 감속하는 것은 다르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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