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적자…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소비쿠폰·건보료 등 지출 확대 영향
"반도체發 세수 확대, 내년 흑자전환 가능성"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에서 83조원 규모의 적자가 나며 사상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조세수입이 늘었지만 민생소비회복쿠폰, 건강보험료 지급 등 지출이 확대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적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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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83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69조10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대폭 확대됐으며,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적자 폭이 가장 컸다.


공공부문 수지는 2020년부터 6년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직전 최장기간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13년(6년)이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1192조1000억원으로 전년(1139조1000억원) 대비 53조원(4.7%)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전년 대비 45조2000억원 늘었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사회부담금도 11조1000억원 늘었다. 생산 및 수입세와 경상세, 자본세 등을 포괄하는 매출액도 1조9000억원 늘었으나, 재산소득 수취는 5조4000억원 줄었다. 재산소득 수취는 공공부문이 실물 및 금융자산으로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은 이자 또는 배당금 수입을 말한다.


공공부문 총지출은 1275조2000억원으로 전년(1208조1000억원) 대비 67조원 늘었다. 최종소비지출(21조7000억원)과 기초연금·국민연금 지급액 등 사회수혜금(15조2000억원), 기타경상이전(24조2000억원)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현영 한은 경제통계2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2023~2024년 적자는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수입 감소가 주된 적자 요인이었다면, 지난해에는 민간으로의 이전 지출(기타경상이전)이 확대된 것이 주된 이유"라며 "13조5000억원이 지급된 민생회복소비쿠폰을 포함해 민생안정을 위해 두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민간으로의 이전 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들어 적극적인 재정집행 기조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등 정부 소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의 지난해 총수입은 90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조6000억원(6.4%) 증가했다. 총지출은 963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7조3000억원 늘었다. 총지출에서 총수입을 뺀 일반정부 수지는 60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통계작성 이후 적자 폭이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는 전년과 비교해 경상세를 중심으로 총수입이 늘었으나 총지출이 더 늘면서 적자 규모가 90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반면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국세수입 증가와 연동돼 교부금이 크게 늘어나는 등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2조원의 적자를 기록, 적자 폭이 축소됐다. 사회보장기금은 사회수혜금 등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더 많이 늘어나면서 흑자 규모(32조원)가 전년(41조8000억원) 축소됐다.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비금융공기업의 수지는 22조1000억원 적자로, 전년(-16조70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전력요금 인상과 국공립 병원 진료 정상화 등에 따라 매출액이 늘면서 총수입은 23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0.5%) 증가했다. 반면 공공주택 건설·임대주택 매입 확대 등으로 투자가 크게 늘면서 총지출은 254조1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6조7000억원(2.7%) 증가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수지는 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5조1000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됐다. 금리 하락으로 재산소득 수취가 감소하면서 총수입(66조3000억원)이 전년 대비 3조3000억원 줄어든 반면, 경상이전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총지출(67조1000억원)은 같은 기간 2조7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수지비율은 -3.1%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지난해 자료가 공개된 영국(-5.7%)보다는 높고, 스위스(0.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일반정부 수지비율은 명목 GDP 대비 -2.2%로 OECD 회원국 평균(-4.4%)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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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올해부터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일반정부를 중심으로 올해는 적자폭이 줄어들고,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부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율이 인상된 것도 사회보장기금의 흑자 축소세를 둔화시켜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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