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전쟁 관여·개입 파병은 없다…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와 관련해 18일 "전쟁에 관여,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 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 관련 질문에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요청한 파병 문제에 관해 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돼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비·대응하고 있다"며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마치 '전쟁의 개입 관여 또는 지원하는 파병이 아닌가', '혹시 전투 병력을 보내는 거 아닌가', '외국군 지휘하에 우리 장병들을 배속시켜서 위험에 처하게 하는 거 아닌가'는 걱정들이 있는 것 같은데 분명하게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놓고 고심을 이어왔다. 미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중동 사태 이후 처음으로 양자 회담을 앞둔 만큼, 회담에서 미측 입장을 청취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의 입장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파병 최종 결정은 외교회담 이후 국내 절차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신중 기류는 전날에도 포착됐다. 통상 매주 목요일 예정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전날에는 이례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상임위원 중 한 명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 전 NSC 개최 계획이 있는가'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에도 별도 NSC 상임위 개최는 없다는 의미다. 당초 결론을 내리진 않더라도 회의를 갖고 파병 문제를 상의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아예 NSC 상임위 회의 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이는 파병에 대한 여론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파병 관련 반대 여론이 강하고 여권에서도 반발이 표출됨에 따라 정부가 파병 관련 논의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전날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라크 파병 때는 9·11 테러로 미국이 침략당한 전쟁이었기 때문에 한미동맹과 인도적 차원에서 파병의 정당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미국이 침략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도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했다. 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범진보 4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열고 '호르무즈 파병 반대 결의안'의 즉각 통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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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출석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기본적으로 한미관계 측면보다도 항행의 안정이나 에너지 수급선의 안전, 지역 교민·국민의 안전 등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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