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첫 사업을 둘러싼 한미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국회 보고가 연기되면서 18일 추진하던 양해각서(MOU) 서명도 미뤄졌다. 전체 3500억달러 약정 중 2000억달러 투자 부문의 실행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첫 사업으로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유력하고, 미국 내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도 협의 대상이다. 상업적 합리성과 수익 배분, 한국 기업의 참여 범위가 쟁점이다. 원전에서는 한국형 APR1400 참여와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이사회 참여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부담이 걸린 장기투자인 만큼 수익성과 위험을 따지는 것은 정부의 책무다. 국내 기업의 수주와 기술 협력 기회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다만 개별 사업의 수익률만으로 전체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미국 시장 진출과 공급망 협력, 통상관계 안정이라는 전략적 효과와 협상 지연에 따른 비용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일본은 두 차례에 걸쳐 최대 1090억달러 규모의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첫 사업군에 약 22억달러의 대출계약도 체결했다. 한국은 지난 6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첫 사업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투자 구조와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협상이 장기간 표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AD

일각에서는 향후 손실이 났을 때의 책임 부담이 당국의 판단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 한미 신뢰의 무게를 감안하면, 일단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되 국회 보고와 독립적 심사를 거친 결정에는 정책적 면책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대미 투자의 수익은 사업별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한미 동맹의 신뢰 위에서 회수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