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은 비행기서 침입 장면 실시간 목격
침입자에게 놀아달라며 세 차례 접근
경찰 출동하자 또 장난감 들고 마중
용의자는 냉장고 털고 낮잠까지

미국의 한 가정집에 침입자가 들어왔지만 집을 지키던 골든리트리버는 짖거나 위협하는 대신 장난감을 물어다 주며 함께 놀자고 지속해서 다가간 모습이 포착됐다. 18일 연합뉴스TV는 미국 NBC7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을 인용해 이른바 '경비견의 임무 실패' 장면이 가정용 보안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면서 현지에서 화제라고 전했다.

미국의 한 가정집에 침입자가 들어왔지만 집을 지키던 골든리트리버는 짖거나 위협하는 대신 장난감을 물어다 주며 함께 놀자고 지속해서 다가간 모습이 화제다.  NBC NEWS

미국의 한 가정집에 침입자가 들어왔지만 집을 지키던 골든리트리버는 짖거나 위협하는 대신 장난감을 물어다 주며 함께 놀자고 지속해서 다가간 모습이 화제다. NBC NEWS

AD
원본보기 아이콘

사건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셔먼하이츠의 단테 롤리와 약혼녀 스테파니 칼데론의 집에서 발생했다. 두 사람은 당시 시카고에서 샌디에이고로 돌아오는 항공편에 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비행기가 이륙하던 무렵 가정용 보안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다 집 뒤편에 세워진 사다리를 발견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울타리를 넘은 뒤 창고 뒤에 보관돼 있던 사다리를 가져와 2층의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집에는 반려견 세 마리 가운데 두 마리가 남아 있었다. 이 가운데 몸무게 약 90파운드(약 41㎏)의 4살 골든리트리버 '내시(Nash)'가 침입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내시의 반응은 집주인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짖거나 경계하는 대신 장난감을 입에 물고 낯선 남성에게 다가간 것이다. 보안카메라에는 내시가 한 번도 아닌 세 차례나 서로 다른 장난감을 가져가며 놀아달라는 듯 행동하는 장면이 찍혔다. 꼬리를 흔들며 침입자 곁을 맴돌기도 했다.

롤리는 현지 방송에 내시에 대해 "훌륭한 경비견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농담했다. 평소 낯선 방문객을 보면 짖기도 해 침입자에게도 경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사람이 집 안에 들어오자 새로운 놀이 상대가 온 것처럼 행동했다는 설명이다. 반려견의 '환대'를 받은 침입자는 집 안에서 서두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신발과 상의를 벗고 현관 쪽 벤치에 앉는가 하면 냉장고를 열어 요구르트와 칠면조 고기, 치즈 등을 꺼내 먹었다. 이후에는 누워 잠까지 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리트리버 내시는 무장한 경찰관들이 현관을 통해 들어오자 이번에도 장난감을 입에 물고 다가가 '새 손님'을 맞았다.  NBC NEWS

골든리트리버 내시는 무장한 경찰관들이 현관을 통해 들어오자 이번에도 장난감을 입에 물고 다가가 '새 손님'을 맞았다. NBC NEWS

원본보기 아이콘

비행기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롤리와 칼데론이 가장 걱정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반려견들의 안전이었다. 두 사람은 보안카메라의 스피커 기능을 이용해 내시에게 집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했지만 내시는 침입자 곁을 떠나지 않았다. 롤리는 비행 중 샌디에이고 경찰에 상황을 알리고 경찰이 보안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접속 권한도 제공했다. 현지 후속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를 받고 수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먼저 드론을 집 안으로 투입해 내부 상황을 확인한 뒤 경찰관들을 진입시켰다.


그 순간에도 내시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무장한 경찰관들이 현관을 통해 들어오자 이번에도 장난감을 입에 물고 다가가 '새 손님'을 맞았다. 침입자는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1층 욕실 창문을 통해 달아나려 했지만, 뒷마당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과 맞닥뜨렸고 결국 체포됐다.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롤리는 LAT에 냉장고에 있던 음식 일부가 사라지고 침입자가 달아나는 과정에서 야외화분 일부가 깨진 것 외에는 도난당한 물건이나 집 내부의 큰 파손은 없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반려견들도 다치지 않았다.

AD

롤리는 사건 이후에도 침입자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경비 임무'에 완전히 실패한 내시를 두고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 영상을 접한 현지에서도 "골든리트리버다운 행동", "경비견으로는 탈락이지만 친구로는 만점"이라는 식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