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선 경기 흐름에 맞춘 긴축 필요
금리·물가 동반 상승 경계↑
유가 불안에 재정 부담까지 어려운 연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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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인공지능(AI) 주도 증시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긴축이 실물경제 안정에 필요하더라도 주식시장에는 기업가치를 낮추는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금리 인상 자체와 함께 유가와 물가가 긴축을 얼마나 오래 끌고 갈지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경기 확장이 견조하고 자본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물가 지표가 기조적인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을 '초후행적 금리 인상'으로 평가했다.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올해 초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어야 했으며 지난해의 금리 인하도 불필요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인상을 경기 흐름에 뒤처졌던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원은 저물가 시대와 고물가 시대에 경기와 물가가 움직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저물가 시기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20 경기선행지수가 대체로 함께 움직였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의 고물가 시기에는 흐름이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뒤늦은 긴축' 나선 연준…AI 랠리의 시험대[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환경에서 물가 수치만 따라 금리를 결정하면 정책이 경기 흐름과 어긋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물가가 둔화했다는 이유로 경기가 확장하는 중에 금리를 내리면 과열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경기가 이미 꺾였는데 뒤늦게 높아진 물가를 보고 긴축하면 경기 위축을 심화할 수 있다"며 "경기 확장기에 긴축으로 수요를 조절하고 위축기에는 완화정책으로 부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인상을 증시의 호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미래에 벌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아질 수 있다. 같은 미래 이익을 예상하더라도 지금 인정받는 기업가치는 낮아지는 셈이다. 먼 미래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AI 관련주는 이런 변화에 민감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추세적인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겹치는 상황을 AI 관련주 과열을 흔들 수 있는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경기 안정에 필요한 정책이라는 평가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투자자가 그 이익에 적용하는 주가 배수가 낮아지면 주가 상승은 제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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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도 민감한 시장 변수로 지목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주식과 채권이 금리 경로보다 유가 움직임에 더 크게 연동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기업의 비용 부담과 소비자의 지출 압박이 커지고, 물가를 낮추려는 연준의 대응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그럴수록 재정부담이 더 커지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며 "과거보다 연준이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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