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공포증'부터 '바이브 코딩'까지
AI·SNS 시대 언어 대거 등재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미국의 대표 사전인 메리엄-웹스터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는 자사 홈페이지에 1400개의 새로운 단어와 정의를 사전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단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밈 코인'(meme coin)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밈이나 유명 인물, 유행 등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가상자산으로, 일반적으로 실질적인 활용성보다 온라인상의 화제성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가치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미국의 대표 사전인 메리엄-웹스터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메리엄-웹스터 홈페이지
대표적인 밈 코인으로는 시바견을 소재로 만들어진 도지코인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선보인 정치 테마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 역시 밈 코인 열풍을 보여준 사례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문화에서 탄생한 표현도 다수 포함됐다. 자신의 외모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룩스매싱'(looksmaxxing), 직접 만난 적 없는 유명인이나 캐릭터, AI 등에 일방적인 친밀감을 느끼는 '파라소셜'(parasocial) 등이 대표적이다. '파라소셜'은 온라인 인플루언서와 팬, 이용자와 AI 챗봇 등 새로운 관계가 확산하면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표현이다.
한국의 '월요병'을 연상시키는 표현도 있다. '선데이 스케어리'(Sunday scaries)는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에 다음 날 출근이나 등교 등을 생각하며 느끼는 불안감과 우울한 감정을 의미한다. '크래시 아웃'(crash out) 역시 이번에 추가됐다. 일상에서는 이성을 잃고 격하게 반응하거나 무모한 행동을 하는 상황을 가리키며, 스포츠에서는 패배 등으로 대회에서 탈락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AI의 빠른 확산을 보여주는 용어도 사전에 포함됐다. 개발자가 AI에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과 방향을 설명하며 프로그램을 만드는 새로운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대표적이다.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도 새롭게 등재됐다. 사람과 매우 비슷하게 만들어졌지만 완벽하게 인간 같지는 않은 로봇이나 캐릭터 등을 볼 때 오히려 불편함이나 섬뜩함을 느끼는 심리 현상을 뜻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표현은 '트래시 판다'(trash panda), 우리말로 하면 '쓰레기 판다'다. 트래시 판다는 미국너구리(raccoon)를 재치 있게 부르는 인터넷 속어다. 메리엄-웹스터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특히 눈길을 끄는 표현은 '트래시 판다'(trash panda), 우리말로 하면 '쓰레기 판다'다. 트래시 판다는 미국너구리(raccoon)를 재치 있게 부르는 인터넷 속어다. 미국너구리가 눈 주위에 검은 무늬를 갖고 있어 판다를 연상시키는 데다, 도심의 쓰레기통을 뒤져 먹이를 찾는 습성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메리엄-웹스터는 트래시 판다를 소개하면서 또 다른 신규 등재 표현인 '만델라 효과'(Mandela Effect)를 활용해 재치 있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메리엄-웹스터는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트래시 판다'라는 단어가 없다고 확신하는 독자들은 아마도 '만델라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속 들여다보니 폭싹" 쇼크…65년생 엄마보다 90년...
만델라 효과는 많은 사람이 특정 사건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동일한 방식으로 기억하는 현상을 뜻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가 실제보다 훨씬 이전에 사망했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밖에도 외모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변화를 뜻하는 '글로 업'(glow-up), 추운 계절을 함께 보낼 연인을 찾는 시기를 뜻하는 '커핑 시즌'(cuffing season), 가수 릭 애슬리의 'Never Gonna Give You Up' 영상으로 상대를 낚는 인터넷 장난 '릭롤'(Rickroll), 'AGI'(범용인공지능), '요트 록'(yacht rock), '슈퍼푸드', '바오', '칠리 크리스프' 등 기술·음식·음악·연애 문화를 아우르는 표현들도 포함됐다. 메리엄-웹스터는 "새롭게 추가된 항목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널리 사용돼 온 단어와 그 의미를 반영한다"며 "오늘날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