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공습으로 150명 이상 사망
"민간시설 가능성 알고도 공격"
백악관 "터무니없는 주장"

미국이 이란의 초등학교와 체육시설을 공습한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유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 이란 독립국제진상조사단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2월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의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와 라메르드의 체육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미군이 미나브 초등학교 공습을 감행했다고 볼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가 인용한 이란 당국 집계에 따르면 당시 공습으로 150명 이상이 숨졌으며, 이 중 약 120명이 어린이였다.


유엔 이란 독립국제진상조사단이 17일(현지시간) 이란전쟁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UN

유엔 이란 독립국제진상조사단이 17일(현지시간) 이란전쟁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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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해당 학교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기지 인근에 있었지만 민간시설임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었으며,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군 고위 지휘관이 현장에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공습에 나섰지만 공격 전 관련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조사단은 미국이 표적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학교 관련 정보를 갱신하지 않고, 해당 건물이 군사 목표물인지 확인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미국은 민간시설을 타격할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학교 건물을 공격했고, 그런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무모하게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인 사망과 민간시설 파괴를 초래한 무차별 공격으로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사단은 미군이 같은 날 이란 남부 라메르드의 체육시설과 주변 주거지역도 공격했다고 볼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정밀유도무기에서 흩어진 텅스텐 파편이 체육시설과 주택가를 덮치면서 남녀 민간인 22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이 공격 역시 민간인과 민간시설을 구분하지 않은 무차별 공격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라메르드 체육시설 공습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는 미나브 학교 공습에 대한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유엔 보고서에 대한 별도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5월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미나브 학교 피격이 같은 지역에서 이뤄진 미군의 공습과 "연관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6월 "누구도 고의로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실수는 일어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유엔 조사 결과를 강하게 반박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유엔 인권이사회는 수십 년 동안 진지하지 못한 허튼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인권을 위해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미국 정부에 공습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당국자들과의 면담도 추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이란 정부의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사단은 이란 정부가 2025년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살인과 구금, 신체적 자유의 심각한 박탈, 고문과 비인도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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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는 올해 들어 최소 58명을 처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남성 29명은 2025∼2026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지난 3∼8월 처형됐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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