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인수 제안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인수가격 수준, 자금조달 능력 따져야"
'한국형 베어허그(K-Bear Hug)법' 도입 시 상장사가 받은 인수 제안이 진지한 제안인지 판단하려면 인수회사와 피인수회사 간 통합 가능성 및 효율성 제고 효과가 있는지, 인수 제안 회사가 적정한 인수 가격을 제시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10년간 해외에서 이사회가 인수 제안을 반대한 사례를 분석했다. 지난 3일 한국형 베어허그법으로 불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진지한 인수 제안의 기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형 베어허그법은 상장사가 인수 제안을 받게 될 때 이사회가 제안 내용과 검토 계획을 공시하고 독립적인 절차를 통해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을 표명해야 하는 내용이 담긴 법이다. 또 논의 경과 및 사유 등에 대한 주요사항보고서 기재 의무도 포함됐다. 그간 상장사가 인수 제안을 받아도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식의 불투명한 공시가 많아 소액주주 입장에서 제안 사실조차 인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한국형 베어허그법 도입 시 이사회는 인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 인수 목적의 타당성, 대안의 유무 등을 고려해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취할 수 있다.
해외의 반대 사유로는 낮은 인수 가격과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 소액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해도 소유 주식을 전부 처분하지 못할 가능성 등이 꼽힌다. 지난달 마그나홀딩스는 인도 기업 출장 서비스 기업 야트라온라인의 지분 31%를 주당 1.10달러에 매입하겠다는 인수제안을 발표했지만, 야트라온라인 이사회는 지난 1일 이 같은 사유로 제안을 만장일치 거절했다.
공개매수 시 소액주주의 권리에 제약이 있을 때 인수 제안을 거절한 사례도 있다. GE헬스케어 이사회는 지난 1월과 지난 3월 포템킨의 소규모 공개매수 제안에 반대하고 주주들에게 포템킨의 매수 제안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인수 가격이 낮고, 공개매수 청약을 철회하는 권리가 제약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먼저 제안된 인수·합병(M&A) 계약 조건과 비교하면서 인수 제안을 반대한 경우 또한 있다.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 이사회는 지난 1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앞서 진행 중이던 넷플릭스와의 M&A 계약 조건과 비교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이사회는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깨고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인수 제안을 수용할 시 발생하는 위약금 및 이자비용 등이 이익보다 크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불확실한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인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주주들이 입을 피해가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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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제안을 받은 회사의 이사회는 인수자가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인수 절차 착수 전 인수 제안자와 대상 회사의 규모, 시장 점유율, 해당 산업의 규제 환경 등을 검토해 감독당국의 승인 거부로 인해 거래가 결렬될 리스크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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