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매수' 대신 '50%+1주' 여야 타협
거버넌스포럼 "반쪽 아니라 나쁜 제도" 비판
상장기업의 경영권이 변경될 때 일반주주도 기존 최대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게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공개매수 범위를 잔여지분 전부가 아닌 '50%+1주' 방식으로 규정함에 따라, 소액주주 보호라는 당초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경우 의무공개매수를 적용하도록 했다. 공개매수 범위는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 주식의 50%+1주까지다. 청약이 목표치에 못 미치면 응모 주식만 사들이면 된다.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5일 국회 민생정책연석회의에서 '50%+1주' 수준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해 온 '100% 공개매수'에서 한발 물러나 양측이 타협한 것이다. 상임위 통과에 따라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앞둔 상태다. 연내 제도 시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당 제도가 도입될 경우 상장사 인수합병(M&A) 시장에 여파가 불가피하다. 사모펀드(PEF)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비용까지 감안해 상장사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추거나 비상장사 인수를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표결에서 기권하며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표결에서 기권하며 "경영권 방어에 지금보다 과도한 자본이 필요해진다"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 사모펀드에 비해 (규모가) 엄청난 글로벌 자본들만 국내 M&A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초 소액주주 보호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개매수 범위를 잔여지분 전체로 해야 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높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공개 매수에 의한 잔여 지분 전부를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50%+1주로 할 경우 기존 지배주주는 여전히 지배권 프리미엄을 누리지만 모든 일반 주주가 그것을 함께 공유하긴 어려운 제도"라고 꼬집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역시 이날 '50%+1주 부분 의무공개매수, '반쪽'이 아니라 '나쁜 제도'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최소한 지배주주도 공개매수를 통해서만 팔게 하라(안분매수). 그것도 안되면 차라리 입법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거버넌스포럼은 "대통령 공약은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와 '소액주주 회수기회 보장'이지만 '50%+1주 개정안'은 둘 다 지키지 못하는 안"이라며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인 회사의 일반주주에게는 아무런 보호가 없고, 시장 전체의 지배주주 지분율을 '50%+1주'로 수렴시켜 거버넌스 환경을 더 나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영국, 유럽연합(EU), 홍콩, 싱가포르는 지배권을 취득하는 공개매수는 잔여주식 전부를 대상으로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3분의 2이상이 되는 공개매수에 전부 매수, 전부권유의무를 부과하는 일본의 경우 공개매수기간 중 별도매수를 금지하고 초과응모 시 대주주도 예외 없이 안분비례하는 등 보호장치가 겹겹이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속 들여다보니 폭싹" 쇼크…65년생 엄마보다 90년...
이에 따라 50%+1주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엔 두 가지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게 포럼측 주장이다. 거버넌스포럼은 "지배주주도 공개매수를 통해서만 팔게 해야 한다. 일본은 30%를 넘게 되는 취득 자체를 공개매수로 하게하고 대주주도 안분비례한다"며 "부분매수를 굳이 두려면 그 성립을 인수자·매도 지배주주·특별관계자를 제외한 독립주주 과반의 승인을 조건으로 하고, 반대한 주주도 성립 후 같은 조건으로 응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