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저가 중국산 유입 완화 기대
단조업계는 원재료비 상승 우려
국산 대체 여력·가격 전가가 변수

중국산 특수강 봉강(자동차·기계 부품 등에 쓰이는 막대형 특수강 제품)에 최대 27.96%의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가 추진되면서 국내 특수강업계와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단조업계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 등 소재업체는 저가 중국산 유입 감소를 기대하는 반면 단조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中 봉강 최대 27.96% 관세 건의…소재·단조업계 셈법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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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봉강으로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17일 예비 긍정 판정했다. 장수용강과 관계사에는 25.08%, 다예특수강·진텅인터내셔널과 관계사에는 27.96%, 그 밖의 공급자에는 27.33%의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철·탄소강·스테인리스강을 제외한 합금강을 압연 또는 단조해 생산한 봉강이다. 자동차와 건설중장비, 조선, 베어링, 산업기계 등의 부품을 만드는 원재료로 사용된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지난 2월27일 조사를 신청했다.

이번 예비판정으로 국내 특수강업계는 중국산 저가재와의 가격 경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반덤핑 조사 대상인 중국산 특수강 봉강의 국내 유입량은 2022년 45만273t에서 2025년 67만5824t으로 약 50% 증가했다. 올해도 1분기 16만7811t에서 2분기 19만2349t으로 전분기 대비 약 15% 늘었고, 7~8월 유입량도 19만1171t에 달했다.


저가 중국산 유입이 확대된 기간 국내 업체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세아창원특수강에 따르면 회사의 연결 영업이익은 2022년 1257억원에서 2024년 114억원까지 감소한 뒤 2025년 522억원으로 회복했다. 다만 2022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58% 낮은 수준이다. 세아 측은 전방산업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중국산 저가 봉강 유입이 국내 판매가격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는 입장이다.

세아 관계자는 중국산 봉강에 대한 반덤핑 조치와 관련해 저가 수입재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를 바로잡고 국내 특수강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중국산 봉강과 국산 제품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경우 일부 수요가 국내 제품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봉강을 가공해 자동차·건설기계·농기계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단조업계는 원재료 가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봉강 등 원재료비는 단조업체 제조원가의 약 60%를 차지한다. 조합은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제조원가가 최소 15%가량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중국산을 쓰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결국 가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재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납품가격에 그대로 전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중장비와 농기계 부품업체 등 중국산 봉강 사용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중국산 봉강을 국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가격뿐 아니라 필요한 규격과 물량을 국내에서 모두 조달할 수 있는지가 변수로 꼽힌다.


다만 특수강업계에서는 덤핑 판정을 받은 저가 수입재가 계속 유입되면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봉강이 자동차·조선·산업기계 등 주요 제조업 전반에 쓰이는 만큼 일정 수준의 국내 공급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관세 부과가 실제 하공정 제품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도 지켜봐야 한다. 단조업계는 국내 업체의 원재료 비용이 상승할 경우 중국 현지에서 가공한 단조품이나 완제품과의 가격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실제 중국산 부품 수입 확대 여부는 국산 봉강의 가격과 공급 여력, 고객사의 조달 전략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조업계는 수출용 제품에 사용하는 원재료나 국내에서 즉시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에 대해서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업체들이 원재료 조달처를 바꾸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면 최소한 유예기간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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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위는 12월 공청회를 열어 국내 생산업체와 수요업체 등의 의견을 추가로 들은 뒤 내년 2월 최종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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