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5명 중 1명 매일 섭취
보건실 방문 늘자 교내 반입 금지 확산

미국 학교들이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과다 섭취로 건강 문제가 불거지자 에너지드링크 반입 금지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텍사스주 램패서스 교육구는 올가을 에너지드링크와 카페인 파우치를 교내 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음료업체 알라니 누에서 판매 중인 에너지드링크. 인스타그램

음료업체 알라니 누에서 판매 중인 에너지드링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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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의 청소년 약물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학년과 12학년 학생 약 5명 중 1명이 에너지드링크를 매일 마신다고 답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폴 와인하이머 램패서스 고교 교장은 금지 조치 이전에는 학생들이 책 대신 에너지드링크를 가방에 넣어 다니는 일이 흔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빡빡한 일정을 버티기 위해 에너지드링크를 찾는다고 전했다. 램패서스 고교 미식축구 선수인 브레이든 크룩(17)은 원정 경기를 마치고 늦게 귀가한 뒤 다음 날 등교해야 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카페인 음료로 인한 문제가 확산하고 있다. 텍사스의 한 학군에서는 지난 5월 기준 보건실 방문 건수가 전년보다 1000건 늘었다. 카페인 과다 섭취의 징후인 공황 발작과 심장 두근거림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셀시어스·고스트·알라니 누 등 인기 제품에는 한 캔에 일반적인 커피 한 잔의 약 두 배인 200㎎ 안팎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에너지드링크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식단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고카페인 음료가 수면을 방해하고 혈압을 높이며 심장마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 텍사스 남부에서는 17세 고교 치어리더가 심장비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족은 에너지드링크 섭취와 사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며 알라니 누 유통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업체가 미성년자를 겨냥해 마케팅을 했고 카페인 함량에 대한 경고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지난 6월 셀시어스와 알라니 누 제조업체의 아동·청소년 대상 마케팅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에는 고카페인 음료 구매나 마케팅에 관한 연령 제한이 없다. 코네티컷주에서도 지난해 16세 미만에 대한 에너지드링크 판매 제한 법안이 무산됐다.


미국 버펄로대 카페인 연구자인 제니퍼 템플은 건강한 어린이가 가끔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영향은 일시적인 혈압 상승이나 떨림 등 대체로 경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입 금지 이후 램패서스 학교 복도에서 에너지드링크 캔은 대부분 사라졌다. 다만 일부 학생들은 텀블러에 음료를 옮겨 담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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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너지드링크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에서도 판매 규제 대상에 올랐다. 영국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잉글랜드에서 16세 미만에게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카페인 함량이 1L당 150㎎을 초과하는 제품이 대상으로, 의회 승인을 거쳐 소매점과 식당·카페, 자동판매기, 온라인 판매 등에 적용된다. 커피와 차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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