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매입은 40일→20일로 단축
티메프·홈플러스 사태 재발 방지책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업체가 중소 납품업체에 정산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법정 기한이 현행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홈플러스 회생 절차 등으로 촉발된 유통망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자의 정산 대금 지급기한을 대폭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임미애·오세희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18개 법안을 병합 심사한 정무위원회의 대안으로 확정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유통업체가 상품을 팔거나 납품받은 뒤 대금을 쥐고 있는 기간을 대폭 깎아낸 점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 직영몰 등의 직매입 거래 지급기한은 기존 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에서 35일로 크게 줄어든다. 당초 공정위는 30일로의 단축을 추진했으나, 미판매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하는 직매입 유통사의 수용성과 혼란을 감안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35일로 절충됐다. 다만 유통업계의 보편적 정산 방식인 월 1회 정산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입마감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대금을 치르면 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주로 쓰이는 특약매입과 TV홈쇼핑의 위수탁, 복합쇼핑몰 등의 임대을 거래는 대금 지급기한이 종전 월 판매마감일로부터 40일에서 20일로 절반 단축된다. 실태조사 결과 해당 거래들의 실제 평균 지급 기한이 20일 안팎인 점과 세금계산서 마감 실무를 감안해 현장 정산 속도에 맞췄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유통업체의 자금 경색이 납품사 줄도산으로 번지는 연쇄 충격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도 더해졌다. 천재지변이나 납품업자의 채권 압류 등 책임 없는 사유 외에도 파산, 회생, 급격한 현금 흐름 악화 등 긴급한 경영상의 우려가 있는 직매입 거래에 한해 공정위의 사전 승인을 거쳐 지급기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금난에 빠진 대형 유통업체가 무리한 법정 기한 준수로 급작스럽게 쓰러지는 사태를 방지하려는 취지다. 공정위는 악용을 막기 위해 1년의 유예기간 동안 하위 법령을 정비해 객관적이고 엄격한 승인 요건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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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 법률은 정부 이송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유통업체들의 정산 시스템 개편과 계약 갱신 부담을 고려해 공포 1년 후부터 본격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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