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감소에 무알코올 시장 확대
맥주 넘어 스파클링 티까지
주류업계 제품·채널 다변화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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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술 대신 이걸로 할게요."


추석을 앞두고 명절 술자리 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으레 술잔을 권하던 분위기 대신 운전이나 건강 관리를 위해 무알코올·논알코올 음료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절주를 지향하는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무알코올 음료는 단순 대체재를 넘어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독립된 음료군으로 안착했다.

실제 주류 소비 지표도 하향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음주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9.0일에서 2025년 8.8일로, 하루 평균 음주량은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주류업계가 무알코올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업계, '논알코올' 시장 경쟁…제품군·외식 판매 확대

전통적인 술 소비가 줄어들자 주류업계는 무알코올 제품군을 확대하고 외식·유흥 채널 판매를 강화하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음료의 '테라 제로 0.000'은 출시 반년 만에 누적 판매량 1200만개를 돌파했다. 캔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유흥·외식 채널용으로 선보인 330㎖와 500㎖ 병 제품은 초도 물량 90만병이 열흘 만에 완판됐다.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하이트진로음료는 경북 안동 오케이에프음료, 대구 군위 대경사과원예농협, 경남 거창 상일 등 외부 전문 음료업체 생산라인까지 풀가동 중이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 연합뉴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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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접점 역시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광고를 통해 월요일 아침, 템플스테이, 예비군 훈련 등 맥주를 마시기 어려운 상황을 제시하며 "왜, 안 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맥주 음용 시간을 확장하는 수준을 넘어, 애초에 마시지 못했던 상황까지 소비 영역을 개척하는 전략이다.


오비맥주 역시 논알코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누적 기준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제조사별 판매액 점유율 43.5%를 기록했다. '카스 제로'를 앞세운 데 이어 지난 7월 '카스 레몬 스퀴즈 제로'를 새로 단장해 온라인과 편의점·대형마트·음식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클라우드 논알콜릭 레몬 라임.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논알콜릭 레몬 라임. 롯데칠성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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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논알콜릭'도 지난해 매출이 2024년보다 약 40% 증가했다. 최근에는 레몬과 라임 향을 더한 한정판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맥주 넘어 스파클링 티까지…선택지도 세분화

무알코올의 영역도 맥주에서 다양한 음료로 확장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 영국 프리미엄 무알코올 스파클링 티 브랜드 '사이초(Saicho)'를 국내에 선보였다. 샴페인과 와인을 대신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음료를 표방하는 제품으로 다즐링·자스민·호지차 등 3종으로 구성됐다.


국순당은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맛과 분위기를 포기하지 않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음료가 식사와 모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565억 시장이 956억으로…주류업계 생존 공식도 바뀐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제로 0.00' 판매액은 약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21.8% 증가했다. 판매액 기준 점유율은 36.8%였으며, 카스 0.0과 카스 0.0 레몬의 합산 점유율은 33.4%였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4년 704억원에서 2027년 956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스키 자료사진. 연합뉴스

위스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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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통 주류 시장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182억원에서 48.4%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 151억원에서 112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판매관리비 중 급여는 35.9% 줄었고 퇴직급여는 39.4% 늘었다.


발렌타인과 로열살루트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6%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409억원에서 57억원으로 줄었다. 캄파리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12억9000만원으로 전년 27억5000만원보다 53% 감소했다. 토종 위스키 기업 골든블루도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33억원, 당기순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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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알코올의 확산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주류 시장의 판도가 '얼마나 취하느냐'에서 '어떻게 즐기느냐'로 전환되었음을 뜻한다. 기존 주류의 소비량이 줄고 음용 방식이 세분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업들의 판짜기와 생존 공식 재편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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