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분석 기술 활용해 미진단 소뇌실조증 37명 중 12명 원인 규명
CRISPR-Cas9·나노포어 시퀀싱 결합…기존 수개월 걸리던 검사 단축
기존 검사로 원인을 찾지 못했던 소뇌실조증 환자의 질병 원인 유전자를 25시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이 개발됐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와 배상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반복서열 확장질환 관련 유전자 56곳을 한 번에 분석하는 'nCATS-STRiker'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반복서열 확장질환은 유전자 내 특정 염기서열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반복되면서 신경계 등에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소뇌실조증이 있으며, 현재까지 원인으로 알려진 유전자 부위는 56곳이다. 기존 짧은 염기서열 분석법으로는 긴 반복서열의 구조와 반복 횟수를 확인하기 어려워 진단에 수개월이 걸리거나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으로 56개 유전자 부위를 선택적으로 절단한 뒤 나노포어 시퀀싱으로 긴 DNA 서열을 직접 읽어내는 'nCATS' 기법을 적용했다. 여기에 반복서열 패턴을 자동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STRiker'를 결합했다.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해 DNA 추출 2시간, 라이브러리 제작 5시간, 시퀀싱 18시간 등 총 25시간 만에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
실제 미진단 소뇌실조증 환자 37명에게 적용한 결과 12명(32.4%)에서 질병 원인 유전자를 새롭게 확인했다. FGF14 4명, ATXN8OS·NOP56·RFC1 각 2명, PRNP·NOTCH2NLC 각 1명에서 반복서열 확장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PRNP 반복서열 확장은 아시아인에서 처음 보고된 사례다. 진단된 환자의 가족을 추가 검사한 결과 5개 가족, 6명의 친척에서도 동일한 유전자 이상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이 기술을 이용하면 DNA 메틸화 상태까지 함께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OTCH2NLC 반복서열 확장이 있는 두 가계를 분석한 결과, 모친에서 자녀로 유전되는 과정에서 반복 길이는 늘어났지만 메틸화도 증가해 자녀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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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섭 교수는 "여러 검사를 거치고도 원인을 찾지 못했던 미진단 소뇌실조증 등 반복서열 확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진단 기회를 제공한 연구"라며 "수년에 걸친 진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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