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소 전문가들 "수소산업엔 정책 필요…국가 간 협력 더 강화해야"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
"그린수소 가격 낮추려면 산업 전반 협업 필요"
"한·중, 그린암모니아·메탄올 등 생산 협력 가능"
중국 수소 전문가들이 수소산업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뒷받침과 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소산업은 생산부터 운송·활용까지 밸류체인이 길어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서울에서 열린 '2026 한·중 수소 정책 포럼'에 앞서 만난 중국 수소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수소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정부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중국수소에너지연맹연구원(CHA) 샤오천장 부원장, 교통개발정책연구소(ITDP) 류다이종 동아시아 대표, 칭화대학교 차량·모빌리티학원 양푸위엔 교수, 화북전력대학교 에너지전력혁신연구원 류젠궈 교수가 17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
양푸위엔 칭화대학교 차량·모빌리티학원의 교수는 수소산업에서 정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수소산업 발전에는 정책이 꼭 필요한 한 가지 받침대"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2021년 이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수소산업 발전에 유리한 정책이 30개 이상 발표됐으며, 재생전력 활용과 전력망 구성, 원가 절감, 산업단지 내 수소 활용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샤오천장 중국수소에너지연맹연구원(CHA) 부원장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이나 한국을 보더라도 아직 많은 국가와 시장에서 정책 주도로 수소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여전히 여러 국가가 정책 주도의 성장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은 2020년부터 5개 시범도시군을 지정해 연료전지와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수소 활용을 확대했다. 초기에는 정책과 지원금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과 프로젝트를 육성했고, 최근에는 화공산업 등 산업 현장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생산하던 그레이수소를 재생에너지 기반 청정수소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다만 수소산업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가격을 꼽았다. 양푸위엔 교수는 "그린수소 발전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라며 최종 수요자가 부담하는 가격을 낮추지 않고서는 대규모 확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푸위엔 교수는 "배터리 산업이 여러 참여자가 하나의 시장에서 연결되는 구조라면 수소산업은 생산·저장·운송·활용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긴 체인에 가깝다"며 "이 체인의 모든 참여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비용을 낮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생산비뿐 아니라 밸류체인 전체의 비용을 낮춰야 최종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비용 절감을 위해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의 대형화와 유지보수 비용 절감 등이 진행되고 있다. 양푸위엔 교수에 따르면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는 중국 수전해 설비 시장의 9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대 시간당 약 3000㎥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등장했고,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실증도 진행되고 있다.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류젠궈 화북전력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에너지 수입국인 만큼 탄소중립 과정에서 저탄소·무탄소 연료 수입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특히 그린암모니아와 그린메탄올을 양국의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류젠궈 교수는 한국과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호주나 중동 등에서 연료를 운송하는 것보다 물류비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기업이 중국 동북부와 서북부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소를 확보하고 국내로 수입하는 방식도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양국이 협력을 확대하면 그린연료를 인정하는 상호 표준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수소 모빌리티에서 양국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양푸위엔 교수는 "현대차가 중국의 관련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과 연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국은 승용차보다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는 특히 대형트럭 분야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천장 부원장은 한국이 수소 모빌리티 제조와 도로교통 인프라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류다이종 교통개발정책연구소(ITDP) 동아시아 대표는 "도시교통 분야에서는 전기자전거도 주목할 만하다"면서 "중국에서는 공유자전거가 발달해 있기 때문에 여기에 경량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할 경우 전체 운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소가 국가 간 협력을 오히려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다이종 대표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각국의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화물운송 분야에서 3만㎞ 규모의 무탄소 운송회랑을 구축하고 160만대의 트럭을 무탄소 트럭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다이종 대표는 "수소산업은 생산·운송·활용 과정에 물류업체와 수출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긴 밸류체인을 갖고 있다"며 "국가별 에너지 안보 강화가 반드시 협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각국이 운송 분야의 연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중심으로 한 국가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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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은 수소산업의 과제는 기술 경쟁을 넘어선 정책과 협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기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생산부터 최종 수요까지 연결된 산업 주체들이 비용을 낮추고, 국가 간에는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는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수소산업의 상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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