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준 지멘스에너지 가스서비스 아태지역 총괄 수석 부사장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경쟁의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정부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 10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이외에도 피지컬AI, 로봇, 첨단 제조 등 미래 경제 성장을 이끌 핵심 산업에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AI 시대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따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AI 기반의 새로운 경제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다.
24시간 안정적인 운영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 소비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력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특수성뿐만 아니라, 송전 인프라 제약,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인허가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 AI 시대에 한국이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에너지 기반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첫째, 저탄소 전력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에너지 기반이 필요하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늘어날 저탄소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을 뒷받침한다. 원자력은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발전원이 가진 강점을 결합해 균형 있는 전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력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보완할 유연한 전원의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발전량의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의 중요성 또한 커진다.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은 수요가 높아질 때 저장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단기적인 수급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현대식 가스터빈은 전력 수요와 계통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늘어날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력망 안정성과 송전 능력을 한단계 더 강화해야 한다. 발전원 구성이 변화할수록 전력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뒷받침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동기조상기는 관성, 전압 지원, 단락용량 등 계통 서비스를 제공해 변화하는 발전 환경에서도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초고압직류송전(HVDC)을 비롯한 송전 인프라와 전력망 현대화가 뒷받침돼야 생산된 전력을 멀리 수요가 발생하는 곳까지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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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에너지는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가스터빈 유지보수 서비스 센터를 개소하고 지원 역량을 강화하는 등 한국이 AI 시대에 글로벌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엔지니어링 기술을 비롯해 AI 시대를 선도해 나갈 커다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AI 전략과 에너지 전략이 함께 움직일 때 한국의 산업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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