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에 제동이 걸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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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30년 이상 장기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그쳤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누적 기준인 11%보다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3~10년 회사채의 발행 비중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60%로 늘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기업과 은행들이 장기채 발행 계획을 잇따라 접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알파벳과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그동안 장기채를 적극 활용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미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자,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게 됐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5.02%, 20년물은 5.37%, 30년물은 5.36%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30년물은 올해 초 4.8%대에서 약 0.5%포인트 오른 상태이며,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닐 선 RBC글로벌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업 재무담당자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입장에서는 장기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AI 투자에 따른 자본지출이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고 있어 단기간 내 상황이 반전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업 장기물 발행이 줄면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보험중개·컨설팅업체 에이온이 발행한 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채권에는 140억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발행액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GSK의 30년물 채권에도 5억달러 발행액의 15배에 달하는 주문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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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고금리가 회사채 시장의 수급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연기금과 보험사는 부채의 만기를 맞추기 위해 만기가 긴 회사채를 꾸준히 확보해야 하지만 기업들은 높은 금리 부담으로 발행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채 수요는 여전한 반면 공급은 감소하면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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