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대출기준 마련·대상 확대
日 방위정책 전환과 맞물려 속도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이 방위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확대한다. 전후 평화헌법과 전수방위를 내세워온 일본이 방위비 증액에 이어 민간 금융까지 끌어들이며 안보 정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쓰비시UFJ은행이 조만간 방위 관련 기업에 대한 별도의 대출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쓰비시UFJ가 방위 대출에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그동안 미쓰비시UFJ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방위 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기는 했으나, 특정 방위사업과 연관되지 않은 일반 운전자금 대출에 그쳤다는 것이 닛케이의 설명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방위성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물론, 무기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까지 대출 대상을 대폭 넓힌다.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미쓰비시UFJ은행 전경. 미쓰비시지쇼.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미쓰비시UFJ은행 전경. 미쓰비시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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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센서, 드론, 위성 부품 등 민간과 군사 분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듀얼 유스(군민 겸용)' 기술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안보 정책에 부합한다면 대출을 검토한다. 닛케이는 "미쓰비시UFJ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 대형 은행들도 방산 금융 확대라는 방향에서는 대체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집속탄 등 비인도적 무기와 핵무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대출 금지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분쟁 지역 무기 수출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도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쓰비시UFJ는 우선 새 기준을 잠정적으로 운용한 뒤, 정부의 정책 방향을 지켜보며 최종안을 결정한다.


금융권의 이 같은 변화는 일본 정부가 방위 정책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과 맞물려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방위비와 방산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 북한의 군비 증강 등에 대응한다는 명분이다. 일본의 2026년 회계연도 방위 관련 예산은 9조엔(79조원)을 넘어 5년 전의 1.7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연내 '안보 3문서'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안보 3문서는 일본의 방위 정책 방향과 방위력 수준, 장비·예산 계획을 담은 핵심 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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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조선 생산 거점을 대폭 확대하며, 미쓰비시중공업과 IT기업 NEC는 드론과 AI를 활용한 지휘통제 시스템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은행업계에서 민간 자금이 유입되면 방위산업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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