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왕고래의 교훈' 자원개발에 정치 시간표 안 된다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16일 공개됐다. 충분한 검증 없는 시추 추진과 대통령 임기에 맞춘 일정 단축, 용역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국가계약법 위반이 드러났다.
문제는 불확실성을 걸러내야 할 과학적·경제적 검증 절차가 정치적 판단과 대통령의 임기라는 시간표에 밀려난 데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이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건의했는데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2029년까지였던 추가 시추 일정도 대통령 임기 내인 2027년 5월까지 마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석유공사도 유망성 평가 용역 업체를 선정하면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성 평가 용역을 완료하기 전 시추 계획을 세웠고 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시추선 용역부터 발주했다.
그렇다고 이번 감사 결과가 동해 탐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석유 개발 사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다. 지난해 유망 구조인 대왕고래에서 진행한 첫 탐사 시추에서도 경제성이 있는 가스전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원 개발은 성공률이 낮다고 해서 실패한 정책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설사 시추에서 실패했다 해도 귀중한 국내 지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시기에 국내 부존자원 확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역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지속해서 추진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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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동해 탐사를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원개발처럼 위험성이 큰 사업일수록 정치 논리가 아니라 철저하게 데이터에 근거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감사를 자원 개발의 위축이 아니라 의사결정 체계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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