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리 0.25%P 인상 가닥
올리면 31년 만에 최고수준
추가 인상 필요한데 장기채 눈치
"최종금리 인상 신호 아냐" 경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결정에 나서면서 18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일본은행(BOJ)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7일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BOJ는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1%인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인상할 경우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며, 정책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SMBC닛코증권 등은 이미 이번 인상분은 거의 100% 시장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인상의 여부보다 향후 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터미널 레이트)으로 옮아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9일 일본 도쿄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BOJ는 17일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1%인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지 최종 판단에 들어간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Fed가 매파적인 결정에 나서자 BOJ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의 추가 긴축으로 미·일 금리차에 따른 엔화 약세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고유가까지 물가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 7월 전망보고서에서 원유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일본의 원유 수입액도 전년 동월 대비 58.7% 급증했다. 엔저와 고유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BOJ로서는 현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물 금리 상승세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장기물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5일 3%를 넘어서며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BOJ가 향후 빠른 추가 인상을 시사할 경우, 시장은 최종금리 수준을 기존보다 높게 잡으면서 장기금리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나도메 가쓰토시 스미토모미쓰이신탁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BOJ가 물가 대응이 뒤처졌다는 우려를 줄여 채권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는 쪽과, 터미널레이트 전망을 끌어올려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는 쪽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한 남성이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BOJ)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BOJ는 17일부터 이틀간 정책금융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에 관해 논의한다. 도쿄(일본)=로이터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로 인해 BOJ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둘러싼 온도 차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BOJ 관계자는 TBS에 "금융환경이 여전히 완화적인 만큼 일단 올릴 수 있을 때 올리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수입 감소로 국내총생산(GDP)은 전체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내수는 약하다"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는 상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수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 높지 않으니 추가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최종금리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에히로 도루 다이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고문에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것이 곧 도달점의 상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면 직전 인상과의 간격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들기에 시장은 BOJ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최종금리 수준 자체를 높이겠다는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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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관건은 우에다 총재가 앞으로의 방향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주간 다이아몬드에 "BOJ가 향후 금리 수준을 미리 약속하기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원칙과 위험 판단에 따라 움직일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금리 인상의 예정표가 아니라 판단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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