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포사 대통령 "수사 최우선 과제로"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남아공 사회 충격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 동쪽 에쿠룰레니에서 최근 두 달 사이 여성 8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지 사회에 '연쇄살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대규모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40만 랜드(약 3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한편, 희생자가 집중적으로 발견된 켐프턴파크와 주변 지역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도 경찰에 이들 사건을 최우선 과제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마포사는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며 시민들에게도 관련 정보가 있을 경우 경찰에 제공해 달라고 호소했다. AFP연합뉴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도 경찰에 이들 사건을 최우선 과제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마포사는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며 시민들에게도 관련 정보가 있을 경우 경찰에 제공해 달라고 호소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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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연합뉴스는 남아공 현지 매체를 인용해 남아공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와 인접한 에쿠룰레니시(통칭 이스트랜드)에서 최근 두 달 새 범죄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경찰이 현재 수사 대상에 포함한 여성 사망 사건은 모두 8건이다. 시신은 켐프턴파크와 클레이빌, 올리판츠폰테인, 로즈필드, 콰테마 등 에쿠룰레니 곳곳에서 발견됐다. 피해자 상당수는 20~30대로 추정되며 나체 또는 옷이 일부 벗겨진 상태로 발견된 사례가 여러 건 확인됐다.


첫 사건은 지난 7월 15일 켐프턴파크 R21 고속도로 인근 공터에서 발생했다. 당시 37세 여성의 시신이 나체 상태로 케이블타이에 묶인 채 발견됐다. 이후 지난달 24일 켐프턴파크 R21 인근에서 32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달 들어 클레이빌과 올리판츠폰테인, 로즈필드, 콰테마 등에서 여성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다만 경찰은 발견 장소와 피해 양상 등 일부 사건에서 유사성이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 '연쇄살인범'의 소행으로 단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지난 12일 로즈필드 R21 고속도로 인근에서는 조깅하러 나갔다가 실종됐던 엘리자베스 '촌초' 모셀락고모(38)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지 사회의 충격이 커졌다. 모셀락고모는 이달 9일 평소처럼 달리기하러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으며, 그의 8세 딸이 가족들에게 어머니의 실종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은 14일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


현지 러닝클럽과 주민들은 모셀락고모를 추모하기 위한 단체 달리기 행사를 열고 여성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남아공 성평등위원회도 도로 조명과 CCTV, 보행로, 대중교통 거점, 경찰 순찰 체계 등을 포함한 켐프턴파크 일대의 긴급 안전점검을 촉구했다.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당초 8명 가운데 2명의 신원만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16일 밤 콰테마에서 발견된 희생자가 38세 디네오 에벌린 모타파네(Dineo Evelyn Motapane)로 확인됐다. 모타파네는 지난 13일 마지막으로 목격됐으며 가족이 실종신고를 하기 전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최소 3명으로 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 동쪽 에쿠룰레니에서 최근 두 달 사이 여성 8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지 사회에 '연쇄살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 동쪽 에쿠룰레니에서 최근 두 달 사이 여성 8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지 사회에 '연쇄살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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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경찰은 수사·범죄정보·과학수사 분야 인력을 포함한 다학제 전담팀을 투입하고,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40만랜드의 현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피로즈 카찰리아 경찰부 장관 직무대행은 켐프턴파크와 주변 지역에 앞으로 수 주 동안 대대적인 순찰과 검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해당 지역을 봉쇄하는 수준의 경찰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도 경찰에 이들 사건을 최우선 과제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며 시민들에게도 관련 정보가 있을 경우 경찰에 제공해 달라고 호소했다.


남아공 정부와 경찰 당국은 이번 사태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해에도 젠더 기반 폭력과 여성살해(GBVF)를 국가적 위기로 선언한 바 있다. 남아공 경찰은 다만 확인되지 않은 '연쇄살인범' 관련 소문이나 특정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게시물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데 대해 경계하고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8건이 모두 동일범 또는 동일 조직에 의한 범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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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아공 한국대사관도 16일 긴급 안전 공지를 내고 현지 교민과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사관은 에쿠룰레니의 클레이빌·템비사·올리판츠폰테인·콰테마 등에서 중대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야간 외출과 여성의 단독 도보 이동, 강가·공터 등 외딴 장소 방문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경찰의 검문 검색과 지역 봉쇄에 대비해 여권 등 신분증을 상시 지참하고 경찰의 지시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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