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7일 안건소위에 5개 은행 제재안 미상정
민사소송서 잇따라 은행 승소…추가 감경 가능성
은행권, 6000억원 확정 땐 행정소송 검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은행권 제재안이 이달 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됐다. 최근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잇따라 은행의 손을 들어주면서 과징금이 추가로 감경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권은 현재 거론되는 수준으로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홍콩ELS 제재 9월 결론 무산…과징금 추가 감경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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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리는 안건소위원회에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의 홍콩ELS 제재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통상 금융회사 제재안은 안건소위에서 사전 논의를 거친 뒤 2주 간격으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는 2주에 한 번씩 안건소위가 열리지만, ELS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임시 소위가 여러 차례 열렸다"며 "하지만 이달에는 ELS 관련 안건소위는 물론 임시소위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2년 넘게 이어진 ELS 제재 절차를 다음 달 국정감사 전에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감에서 제재 결론이 늦어진 배경이나 제재 수위의 적정성을 둘러싼 질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중 정례회의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최종 제재 수위 결정은 국정감사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ELS 사태는 2021년 홍콩H지수가 고점에 근접했을 당시 은행권에서 대량 판매된 상품이 2024년 만기를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중국 빅테크 규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홍콩H지수가 급락했고, 지수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기가 돌아오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은행들은 이후 자율배상에 나서 약 1조4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대 2조원대까지 거론됐던 과징금 규모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의 논의를 거치며 여러 차례 조정됐다. 금감원은 지난 2월 5개 은행에 약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을 금융위에 보냈다. 금융위가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추가 검토를 요구하며 안을 되돌려보내자 금감원은 지난 6월 위반 동기 등을 반영해 과징금 규모를 약 6000억원으로 낮췄다.


금융권에서는 최종 결정이 늦어지는 배경에 국정감사 이후 제재 논리를 보완해 결론을 내리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등 다른 금융 현안이 부각된 상황에서 ELS 제재안을 서둘러 처리하기보다 국감 과정에서 제재 지연이나 수위를 둘러싼 지적을 확인한 뒤 결론을 내리는 편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현재 ELS보다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 전에 무리하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국감 이후 지적받을 부분은 지적받고, 이를 반영해 논리를 보완한 뒤 결정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며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감원 제재안을 그대로 처리할지, 추가로 조정할지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징금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ELS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은행 측에 유리한 판결이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이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법원 판단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국민은행을 상대로 제기된 1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된 데 이어 농협은행도 최근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투자자의 금융 경력과 투자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상품의 위험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승소한 판결이 나온 만큼, 금융기관에 실제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민사재판에서 금융기관의 책임을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과징금·과태료 부과 과정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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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과징금이 6000억원 수준으로 그대로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인 만큼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향후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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