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세 뉴욕에서 만난 트럼프 지지자
"관세 필요해…생산 기반 미국에 있어야"
"트럼프는 나 같은 사람 생각않해"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나 건설 근로자와 건설 엔지니어링으로 일하는 주세페 마이엘로(47)와 조셉 할릭(31)은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남성이다. 그러나 경윳값이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서는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두 사람의 평가는 엇갈렸다. 마이엘로는 제조업 부활과 미국 우선주의를 이유로 지지를 보냈지만, 할릭은 "트럼프가 나 같은 사람을 생각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등을 돌렸다.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서 만난 할릭은 고물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며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그는 건물 9곳을 관리하기 위해 하루 40~50마일을 운전한다. 일주일에 차량 연료비로 180~200달러를 지출하고, 월 300달러가량의 기차표와 자동차 할부금, 보험료까지 나간다.
할릭은 "지난 2~3년 동안 버는 돈은 비슷한데 이제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었다"며 "식료품과 연료비, 전기·수도요금은 오르는데 소득은 같은 속도로 늘지 않아 계속 뒤처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생활비 때문에 휴가도 거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윳값 이야기가 나오자 운전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할릭은 "연료 가격이 오르면 식료품을 운반하는 트럭의 비용도 올라간다"며 "결국 늘어난 비용은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할릭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그는 "지금은 트럼프가 나 같은 사람을 생각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를 둘러싼 과도한 정치적 열광에도 거부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할릭의 사례만으로 뉴욕 유권자 전체의 표심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동자층 내부에서도 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간선거 투표 의향층 가운데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1%, 공화당 후보는 43%였다. 생활비 문제에서 민주당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도 51%로 공화당의 43%를 앞섰다.
경윳값 급등에도 "트럼프 제조업 살리기에 공감"
반면 뉴욕 맨해튼 첼시에서 만난 주세페는 경윳값 급등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차량 연료비로 갤런당 5달러가량을 지출한다"면서도 "1달러가 더 오른다고 생활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세페가 더 큰 부담으로 꼽은 것은 공공요금과 각종 구독료였다. 그는 "전기료와 케이블·와이파이 요금, 각종 애플리케이션 이용료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연료비보다 이런 비용이 매달 지출에서 차지하는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경윳값이 급등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원유시장에서 투기적 거래를 하는 트레이더와 월스트리트"라고 지목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대국 정유시설을 공격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공급 불안을 둘러싼 투기 수요가 가격 상승을 증폭시켰다는 주장이다.
물가보다 가치와 정책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주세페는 "트럼프가 하는 말보다 실제로 한 일을 본다"며 "중산층을 확대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안정적이고 임금도 높은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정책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부담을 인정하면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관세는 단기적으로 부담스럽고 좋지 않지만, 기업들이 우선순위를 다시 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사업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생산 기반은 우선 미국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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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경험이 있는 두 사람 모두 현재의 정치적 판단은 달랐다. 주세페는 관세와 물가 상승에 따른 단기 부담을 제조업 기반을 되살리기 위한 비용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할릭은 소득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를 체감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같은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욕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뉴욕 유권자 사이에서도 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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