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내로남불'은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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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오른 사자성어도 아닌데 뉴스 헤드라인이나 공식석상에서 밥 먹듯 등장하는 4음절 단어가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내로남불'이다. 이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1996년 15대 총선 직후 자당(당시 신한국당)의 '의원 빼가기' 논란에 대응하면서 만든 말로 알려져 있다.


30여년이 지난 올 9월, 신종 사자성어는 이제 국정지지율 추락 원인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슈퍼위크'라는 별칭이 붙은 이번 인사청문회 기간 내내 정부·여당은 내로남불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지난 15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일 테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청탁 의혹은 김 후보자 임명 여부까지 가를 만한 최대 쟁점이었으나 청문회는 증인 하나 없이 진행됐다. 사석에서 만난 한 민주당 의원에게 '증인·참고인 0명' 인사청문회가 일반적이라고 보냐고 묻자 "저쪽(국민의힘)은 가족까지 부르자는데, 한 가정을 박살 내자는데 어떻게 합의하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제넨셀·식약처 관계자 같은 핵심 인물은 배제할 이유가 없지 않나. 청문회 도중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전에 김의겸 (여당) 간사와 박형수 (야당) 간사에 전화했다.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전 교수 등이 오늘이라도 나올 수 있다면 나오게 하자"라고 제안했다. 증인 채택에 선을 그었던 민주당이 막상 당일에는 직접 진술의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불발이나 불출석을 두고 수차례 문제 제기했다. "떳떳하다면 증인·참고인 채택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2022년 7월 김교흥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 "핵심 증인이 출석하지 않는 건 국회에 대한 모독"(2024년 7월 이상식 민주당 의원) 같은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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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비거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영끌',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 역시 국민 분노를 키운 요인이다. 국정 지지율 추락의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내로남불은 통하지 않는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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