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 명이 57억 베팅했다고?…폴리마켓 이용자 18명 검찰 송치
정치·경제·사회 이슈 예측해 베팅
경찰, 블록체인 거래기록 추적
'매수·매도 기반 확률 계약' 법적 판단 관건
해외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이용자들의 누적 베팅액이 1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폴리마켓을 불법 도박으로 볼 것인지 파생상품 투자로 볼 것인지를 두고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17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달 15일 기준 26명을 입건하고, 이 중 1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입건 피의자들의 누적 베팅액은 원화 환산 기준 약 176억원이며, 1인당 최고 베팅 액수는 약 57억원으로 조사됐다.
폴리마켓은 전 세계 정치·사회·경제 이슈에 대해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예·아니오'로 예측하고, 결과에 따라 1주당 1USDC 또는 1pUSD를 수령하거나 투입금을 잃는 가상자산 기반 예측 플랫폼이다. 비수탁형 P2P 및 자동 정산 구조로 운영돼 플랫폼이 실명 명단을 관리하진 않는다. 하지만 경찰은 공개된 블록체인 거래기록을 공개출처정보(OSINT) 기법으로 분석해 개별 이용자를 특정·추적해왔다.
경찰은 폴리마켓에서의 거래 행위가 명백한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투자라는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제 거래 내용과 재산상 득실이 결정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당사자의 능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우연적 요인이 개입하고 재물을 걸어 득실을 다투면 도박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주요 근거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을 걸고 확실히 예견할 수 없는 결과에 따라 득실을 다투는 폴리마켓 거래 역시 형법 제246조(도박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며, 파생상품 투자와 유사한 성격이 있거나 별도 지침이 미비하다는 사정만으로 도박죄 적용이 배제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입건된 이용자 측은 폴리마켓을 단순 도박이 아닌 가상자산 기반의 파생상품 투자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사법 판단에서 구조적 차이에 대한 평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지난달 18일 폴리마켓에 대한 접속차단을 의결했다. 방미심위는 통제 불가능한 사건에 재산을 거는 승자독식형 손익구조가 사행심을 부추기며, 플랫폼 운영자가 규칙 관리 및 거래 수수료 이익을 취한다는 점에서 형법상 도박 방조·도박장소 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당시 폴리마켓 측은 한국어 서비스 미제공 및 원화 결제 불가와 함께 이용자 자금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 비수탁형 P2P 방식이라 도박장 개설의 주재자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미심위는 "기술적 특성 또는 서비스 방식을 이유로 국내 법령 적용을 회피할 수는 없다"며 "국내 특화 이슈를 대상으로 삼으면서 우연성에 기반한 승자독식형 손익구조로 국내 이용자에게 사실상 불법 도박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접속차단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는 "가상자산을 걸고 불확실한 사건에 손익이 결정되어 형법상 재물 투입과 우연성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할 여지가 있고 속인주의에 따라 국내 형법 적용을 피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오더북(매수·매도) 기반으로 확률 계약을 매매하고 만기 전 청산도 가능해 전통적 도박과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 법원에서 어떻게 평가될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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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이용자들이 주장하는 예측 파생상품은 자본시장법상 틀 밖에 있어 형사절차에서 직접적인 항변 사유가 되긴 어렵지만 입법론적 논의 가치는 있다"며 "방미심위가 '비수탁형이라 주재자가 아니다'라는 플랫폼 측 항변을 배척한 점은 향후 도박장소개설죄 판단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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