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이 질문 하나면 끝"…스타트업 대표들 메모한 '빌런' 거르는 비결[VC는 지금]
김형진 인사이드앤써 대표 인터뷰
"업무역량 뿐 아니라 말투·가치관 등 봐야"
"공정한 평가는 불가능…잦은 피드백 중요"
"최근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자금 투입을 넘어 경영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인적자원(HR) 지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결국 채용과 평가·보상이기 때문입니다."
김형진 인사이드앤써(INSIDE ANSWER)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재 영입과 핵심가치 설정 등 HR 솔루션이 스타트업의 성패를 결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조직문화담당자 5년, 토스증권 HR 비즈니스파트너(HRBP)로 2년간 활약한 김 대표는 지난해 여름 스타트업 전문 HR 자문·헤드헌팅 기업 인사이드앤써를 창업했다. 현재까지 50여개 스타트업을 자문했고, 30여개사로부터 100개 이상의 채용 의뢰를 받아 수행하고 있다.
VC 생태계에서 HR 밸류업은 필수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베이스벤처스 등은 하우스 내 HR 지원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벤처스 등은 인사이드앤써와 손잡고 포트폴리오사의 인적 성장을 돕고 있다. 김 대표는 "투자받은 스타트업 대표가 다른 VC를 소개해주거나, VC가 자사 포트폴리오사의 HR 고민 해결을 위해 연락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빌런' 한명이 스타트업 망친다"…김 대표가 전하는 채용의 기술
거대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성 기업과 달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채용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다. 20~30명 내외의 소규모 조직 특성상 조직원 한 명 한 명의 영향력이 크다. 역량이 부족하거나 컬처핏(조직문화 적합성)이 맞지 않는 이가 한 명이라도 들어온다면 조직 전체가 와해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은 낮은 인지도 등으로 좋은 인재를 뽑기 어렵다 보니 대표들이 '일단 뽑아보자'는 생각으로 채용에 나서는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다"며 "한 명이 여러 업무를 하는 스타트업에서는 누구를 교육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역량이 부족하거나 컬처핏이 맞지 않는 이가 들어온다면 조직 전체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김 대표는 채용 지원 과정에서 후보자를 직접 만나는 정성적 인터뷰 방식을 강조한다. 그는 "스타트업이 원하는 업무 역량과 컬처핏을 파악한 뒤 후보자를 추려 직접 만나 말투나 가치관 등 비언어적 요소를 확인한다"며 "이때 후보자가 스타트업 인재상에 부합한다면 해당 기업 대표와의 티타임(커피챗)을 연결하는데, 이를 통한 면접 전환율이 7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벤처스의 포트폴리오사인 링크알파다. 링크알파는 기관투자자 등을 위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미국에 본사를 뒀지만 최근 한국 백오피스 엔지니어팀을 신설하려 했다. 이때 인사이드앤써는 링크알파의 컬처핏에 부합하는 변호사, 백엔드엔지니어, 세일즈리드, HR 등 4~5명의 핵심 인재를 엄선해 적재적소에 연결함으로써 빠른 팀 구축을 지원했다.
인재 영입만큼 들어온 인재를 하나로 묶어줄 핵심가치(코어밸류) 정립도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소규모 조직 특성상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원팀'으로 움직이지만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기존 가치가 희석되는 진통을 겪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토스 재직 시절 신규 합류자들이 업무 요청을 받으면 불필요한 일까지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바꾸기 위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라'는 내용의 가치를 도입했다"며 "핵심가치는 멋진 구호가 아니라 조직 내 문제점을 해결하는 실제적인 행동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한 평가·보상 제도는 없다, 잦은 피드백과 기댓값 일치가 핵심"
인력 평가·보상 제도 설계도 인사이드앤써의 주요 자문 영역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공정한 인사평가를 위해 지나치게 복잡하고 정교한 평가 매트릭스를 설계하다가 실패한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엑셀 시트를 통한 등급 나누기와 기준 세분화에 시간을 낭비한다"며 "대규모 조직에는 효율적일지 모르나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조직에선 이런 복잡한 제도가 성과 보상의 신뢰도를 높여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팀원에 대한 잦은 피드백이다. 그는 "평가·보상 제도는 모두가 공정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팀장 등 리더가 팀원에게 자주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기댓값을 일치시키면서 팀원의 억울함을 줄여줘야 한다"며 "억울함은 평소 리더가 팀원에게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 않다가 연 1~2회 정기 평가 때 갑자기 안 좋은 평가를 할 때 발생한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포트폴리오사 등 스타트업 자문 시 대표 만족도, 내부 구성원 만족도 등을 기록하는 목표합의서를 작성해 리더와 팀원 간 소통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그는 "리더가 팀원에게 일상적인 피드백을 줄 때도 단순히 '일 처리가 느리다'는 식이 아닌 프로젝트가 얼마나 지연됐는지 등 정량화된 방식을 적용하도록 한다"며 "이를 통해 팀원이 피드백을 명확히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보상의 다양성도 필요하다. 김 대표는 "보상은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으로 나뉘는데, 인정욕이 강한 스타트업 인재들에게는 연봉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이틀과 역할(승진)을 부여하는 비금전적 인정도 중요한 보상 기전이 된다"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속 들여다보니 폭싹" 쇼크…65년생 엄마보다 90년...
한편 김 대표는 HR 솔루션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토스 재직 시절 토스가 성장하면서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가 떴는데, 앞으로도 이처럼 주목을 받는 기업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며 "현재 AI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HR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산업 자체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