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포스코이앤씨·제일건설 등 모범사례 속출
공정위-건설업계 민관협의체 이행실적 점검

원사업자가 폐기물 처리비를 전액 부담하고, 하도급 대금 지급 기일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 있던 불공정 관행을 깨는 현장 혁신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위험과 비용을 실질적으로 분담하는 상생 모델이 시공능력 상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는 모양새다.

"폐기물비 원청 부담·대금 30일 내 지급"…건설현장 '상생 실험'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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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시공능력평가 상위 19개 대형 종합건설사 관계자들과 함께 '건설산업 상생협약 민관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현장 개선 실적과 하도급법 집행 동향을 공유했다. 지난 5월 체결한 공정거래 협약이 말뿐인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해 신설된 상설 협의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부당특약 철폐와 비용 전가 관행의 개선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최근 하도급 입찰 과정에서 현장설명서에 '폐기물처리비 전액을 원청사가 부담한다'는 문구를 공식 반영했다. 통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 처리 비용을 하청업체에 슬그머니 떠넘기던 오랜 악습을 스스로 걷어낸 셈이다.

수급사업자의 경영 안정과 유동성 확보를 직접 겨냥한 현장 지원책도 가시화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하청업체가 고용해야 하는 안전전담자의 인건비를 본사 차원에서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협력사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제일건설은 통상 법정 기준인 60일에 맞춰 지급하던 하도급대금 결제 주기를 30일로 대폭 앞당겨 협력사의 숨통을 틔웠다.


현장 관행 개선과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대금에 반영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개 대형 건설사는 중동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 폭등 피해를 입은 수급사업자들을 위해 연내 총 1343억원의 납품단가를 올려주기로 합의했으며, 현재까지 약속된 금액의 80%에 달하는 1077억원을 실제로 증액 조정했다. 아울러 15개 건설사가 52개 협력사와 원자재가 변동분을 계약에 연동시키는 하도급대금 연동 계약을 체결했고, 14개 사는 자체 분쟁해결기구를 가동해 14건의 현장 갈등을 자율적으로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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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대형 건설사 중심의 모범사례가 중견 건설업계와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지난 7월 협약을 맺은 30개 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2차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어 이행 실적을 점검한다. 공정위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상생협약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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