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복권 50주년 특별 추첨서 당첨
51억원 당첨금 먼저 챙기겠다 통보
절도 혐의 조사…계좌 자금 동결

직장 동료 15명과 함께 산 복권이 거액에 당첨되자 출근하지 않은 홍콩 공무원이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복권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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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싱타오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식품환경위생국(FEHD) 시장활성화팀 직원 15명은 지난 5일 추첨한 복권 '마크 식스'를 공동 구매했다. 이들은 평소 메신저 단체방에서 돈을 모아 간식을 사거나 복권을 사 온 사이였다. 15명이 번호를 하나씩 냈고, 링(36) 씨가 자신의 개인 홍콩마사회 계좌로 복식 조합 방식의 복권 2장을 샀다.

이날 추첨은 홍콩 복권인 '마크 식스' 50주년을 기념한 특별 추첨이었다. 1억 8500만홍콩달러(약 317억원)가 이월금으로 더해져 1등 상금이 역대 최대인 2억 2800만홍콩달러(약 391억원)에 달했고, 이날 복권 판매액은 약 3억 6500만홍콩달러(약 626억원)였다. 1등은 3.5구좌가 나와 1구좌당 6337만홍콩달러(약 108억 6000만원)가 돌아갔다. 직원들은 이 가운데 1등 반 구좌와 하위 등수 여러 개를 맞혀 약 3000만홍콩달러(약 51억원)를 받게 됐다. 경찰은 이를 분쟁 대상 금액으로 파악했다.


"복권 산 내 공이 가장 커" 자기 몫 더 요구하고 휴가


동료들과 함께 산 복권이 당첨된 뒤 휴가를 내고 회사에 나오지 않은 링 씨. 싱타오일보

동료들과 함께 산 복권이 당첨된 뒤 휴가를 내고 회사에 나오지 않은 링 씨. 싱타오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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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금은 복권을 산 링 씨의 개인 계좌로 들어왔다. 보건 검사관인 링 씨는 당첨 직후 휴가를 냈고, 사흘 뒤 동료들에게 자신이 1000만홍콩달러(약 17억원)를 먼저 갖고 남은 금액을 14명이 나누자고 통보했다. 복식 조합 방식으로 복권을 산 자신의 공이 가장 크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동료들은 1인당 약 200만홍콩달러(약 3억 4000만원)씩 똑같이 나누기로 한 사전 합의와 다르다며 반발했다. 당첨 소식이 알려진 뒤에는 단체방을 떠난 옛 멤버들까지 과거에 돈을 함께 냈다며 자기 몫을 주장해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링 씨는 당첨금 전액을 정기예금에 넣었다며 이후로도 돈을 내놓지 않았다. 양측은 지난 9일 다시 만나 협상했지만 결렬됐다. 링 씨는 당첨 직후부터 휴가를 이어가며 5일 넘게 출근하지 않았다. 양측은 9일 다시 만나 협상했지만 결렬됐고, 링 씨가 당첨금을 챙겨 잠적할 것을 우려한 53세 동료는 그날 저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을 절도로 분류해 11일 링 씨를 체포했다. 홍콩 경무처는 12일 링 씨 계좌의 관련 자금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링 씨는 조사를 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내달 중순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이들이 속한 식품환경위생국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실을 알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체포됐으나 동료들 몫 회수는 민사소송 거쳐야


그러나 동료들이 돈을 받는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투스 렁 변호사는 SCMP에 동료 14명이 자기 몫을 되찾으려면 민사소송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링 씨가 돈을 돌려주더라도 형사 기소는 그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렁 변호사는 "(링 씨가) 유죄로 판명되더라도 은행 계좌는 나머지 14명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은행이 곧바로 돈을 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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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법률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복권 당첨금을 임의로 가로채면 절도·횡령 혐의로 최대 징역 10년에 처한다. 지난 2007년에는 친구의 부탁으로 산 복권이 3등에 당첨되자 당첨금을 들고 달아난 남성이 징역 6주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당첨금을 갚지 못했다. 현지 변호사들은 구두 약정도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공동 구매 때 서면 기록과 서명, 복권 사본을 남겨둘 것을 권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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