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 16일 새벽 극적 합의
임금 3.2% 인상… '통상임금' 다음으로
노사 다른 해석… 내년 '파업' 반복될 수도
오세훈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 마련해야"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협상을 타결하면서 파업은 피했지만 최대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합의가 미봉책에 그친 가운데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노사 간 충돌은 언제든 재연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노동쟁의 관련 2차 조정 회의에서 '임금 3.2%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른 임금 인상은 올해 2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적용된다.

서울시내 버스 정류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 버스 정류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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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타결 후 "노조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파업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원만하게 타결돼 서울시민을 위해서도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조는 최종 조정안에 대해 내부 의견을 물어 과반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은 막았지만 이날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통상임금 문제는 건들지도 못했다. 지노위가 지난 1월처럼 기본급 인상률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조정안을 냈고 양측이 이를 수용했다. 사측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209시간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176시간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서울 시내버스 단체협약에 명시된 월 만근일수 22일에 1일 근로시간 8시간을 곱한 176시간을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단체협약상 약정근로시간을 1일 9시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유급 주휴시간 35시간까지 더해 230시간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노조 주장대로 176시간을 적용하고 추가 임금·수당 인상 요구까지 반영하면 지금보다 매년 500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요구를 모두 반영할 경우, 근속 22년 이상인 최고 9호봉 기사의 연봉은 8509만원에 달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임금 인상률 1%포인트가 오르면 연간 약 140억원이 추가로 든다"며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면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해 버스 재정지원금 적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둘러싼 이견이 큰 가운데 올해 말까지 통상임금 관련 소송 결과가 속속 나올 예정이다. 176시간, 209시간, 230시간을 놓고 노사가 상황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거나 소송 결과에 반발해 항소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내년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의 주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통상임금과는 별개로 매년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에 따른 서울시 재정 부담도 문제다.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총비용은 2008년 1조3863억원에서 올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운전직 인건비는 7046억원에서 1조3190억원으로 87.2% 증가했다.


서울시는 반복되는 시민 불안에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철도와 도시철도, 항공운수 등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 때도 일정 수준의 운행을 유지해야 하지만 시내버스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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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노사 합의 직후 "충분한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하고 전면 파업부터 예고하는 행태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충분히 대화하고 치열하게 협상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의 출퇴근과 생업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충실히 보장하되 시민이 납득할 수 있고 서울시 재정도 감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버스노조의 노동 쟁의 관련 분쟁에 대한 조정 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이 조정안에 서명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버스노조의 노동 쟁의 관련 분쟁에 대한 조정 회의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이 조정안에 서명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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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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