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5.04% 기록…19년 만에 최고
중동 확전·유가 급등에 최고치 경신
30년물도 5.40% 돌파
Fed 인상 전망 확산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04%를 넘어서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확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업의 차입 확대와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 등이 겹친 결과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글로벌 채권시장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10년, 30년 만기 미국 채권 금리가 각각 5.041%, 5.401%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점을 경신한 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인베스팅닷컴.
15일(현지시간)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5bp(1bp=0.01%포인트) 오른 5.041%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에도 장중 5%를 돌파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고점을 다시 높였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중 5.401%까지 치솟아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65%를 웃돌았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국제유가 급등이 직접적인 원인…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확대
미국채의 매도세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유가 급등이다. 이란 전쟁과 걸프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원유 공급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할 경우 물류비와 상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시장에서는 Fed가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에서 3.75~4.00%로 올릴 확률을 92.7% 반영했다. 이달 초 확률은 40% 수준이었으나 불과 몇 주 만에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화하면 2023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FOMC 결과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장기 국채금리가 오히려 더 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Fed가 금리를 동결하거나 금리를 올리더라도 케빈 워시 Fed 의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경우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보상받기 위해 장기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베일 하트먼 BMO캐피털마켓츠 전략가는 "Fed가 이번 주 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 대응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은 예상 밖 동결뿐 아니라 점도표나 기자회견에서 인내를 강조하는 '비둘기파적 인상'에도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유가 외에 AI 투자·재정적자까지 금리 밀어 올려
장기금리 상승에는 국제유가 외에도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채권시장에 공급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도 부담이다. 미 정부는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막대한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 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반면 각국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당시처럼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이날 실시된 2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2020년 해당 만기 국채가 재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금리가 형성됐지만 수요는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피비 화이트 UBS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실물경제가 약화한다는 신호가 없고 국채시장의 수급 구조도 2007년과 크게 달라 장기금리가 하락할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특히 해외 공공기관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수요가 과거보다 현저하게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베선트 "글로벌 이슈 때문"…금리 급등 외부 요인으로 돌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의 원인을 미국 내부가 아닌 글로벌 요인에서 찾았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 상승이 "글로벌 이슈 때문"이라며 "미 국채시장의 성과는 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글로벌 요인이 금리를 밀어 올렸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달 10~20년물 바이백 한도를 기존 20억달러에서 최대 60억달러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면서 바이백만으로 채권 금리의 상승 압력을 진화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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