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와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
핵심광물·원전 협력 확대
토카예프 "韓, 카자흐에 120억달러 투자"…내년 李대통령 국빈 초청
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17년 만에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투자 대상국인 카자흐스탄과 원유·핵심광물·원전 등 경제안보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학기술과 신도시 등 미래산업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 중인 토카예프 대통령과 소인수·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갖고 경제·통상, 에너지·핵심광물, AI·과학기술, 인적·문화 교류와 지역·국제 정세 등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17년 만에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렸다. 기존 교역·투자 중심의 협력 구조를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과학기술, 인적교류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국제사회는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재편, 초국가 범죄와 에너지 안보 불안이 복합 전개되는 다중 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며 "대외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은 대외협력의 외연을 확장하고 국익과 실질 성과를 중시하는 실용외교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은 외교적 지향점을 갖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을 "대한민국의 경제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경제안보 분야 협력 핵심은 에너지와 핵심광물이다. 양국은 지난 4월 우리 대통령 특사단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추진한 카자흐스탄산 원유 1800만배럴 도입의 후속 조치로 '원유 협력에 관한 기본약정'을 체결했다. 향후 에너지 자원의 공동개발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모색한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카자흐스탄 내 '희소금속 기술협력센터' 설립 등을 통해 현지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가공·제조 기술을 연계하기로 했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핵심광물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단순 수입을 넘어 가공·기술 협력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원전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이용 협력 MOU' 등을 토대로 원전 분야 전주기 협력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기반을 확대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도 협력 폭을 넓힌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차관과 누를란 사우란바예프 카자흐스탄 교통부장관이 1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래항공모빌리티 발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문건을 교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9.15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협력의 지평은 AI와 과학기술, 미래산업으로 확장했다. 양국은 데이터·통계와 드론·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벤치마킹한 'Kaz-AIST'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알라타우 신도시' 개발에도 한국의 도시·인프라 기술을 접목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그동안 카자흐스탄 경제에 120억달러를 투자했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알라타우 신도시 건설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양국 협력의 주요 사례로 거론했다.
한국 기업의 현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이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를 한국 진출기업 지원을 전담하는 '코리아데스크'로 지정하는 등 지원 의사를 밝혔다.
양 정상은 역사적 인연과 인적교류도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봉환될 수 있도록 협조한 카자흐스탄 정부와 국민에게 사의를 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홍범도 장군을 잘 알고 있고 매우 존경한다"며 "대한민국의 국민 영웅이자 애국적이고 역사적인 인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약 12만명의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가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점도 평가했다. 오는 2027년 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주 90주년을 계기로 독립운동 사적지와 기록물 보존·관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적교류도 확대된다. 카자흐스탄의 고용허가제(EPS) 송출국 지정에 따라 카자흐스탄 국민의 한국 취업 기회와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 고용 기회가 함께 늘어나게 됐다. '2026~2030 문화협력 MOU'를 통해 콘텐츠와 문화산업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 임석 아래 모두 13건의 협정과 MOU가 교환됐다. 관계 격상 구상서를 비롯해 원유 협력, 과학기술 인재 양성, 고용허가제, 원자력, 지식재산, 도시·인프라 개발, 미래항공모빌리티, 재생·청정에너지, 문화협력,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등이 포함됐다.
한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내년 카자흐스탄에 국빈 초청했다.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구체적인 방문 시기를 조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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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양국이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의 강점과 잠재력을 연결해 새로운 호혜적 동반 성장의 기회를 발견해내길 바란다"며 "깊어진 양국 협력이 대한민국과 중앙아시아 지역 차원의 협력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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