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7경기 무승 불명예… 광주FC, 어쩌다 이지경까지~
연 100억원 안팎 혈세 지원에도 성적·재정 동반 위기
인사위 부적격 판단 뒤 특정 인물에 핵심 업무 위임
잇단 잡음에 구단 운영 전반 재점검 목소리
구단 운영의 기준을 묻게 하는 대목은 노 대표의 연임 발언이다. 강기정 시장의 후원회장을 지낸 그는 지난 지방선거 기간 대표이사 재임 중에도 강 시장의 공동후원회장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자신의 연임안을 심의하는 이사회에선 구단주의 지지도가 낮다는 점을 거론하며 "인기가 없다고 해서 자리를 떠날 수 없지 않으냐"는 취지로 말하며 정치권과 강한 연대를 강조했다. 대표이사의 자격과 성과를 평가할 자리에 구단주의 정치적 처지가 들어선 것이다.
일부 이사들이 반발했지만 지난해 말 노 대표이사의 연임안은 그대로 통과됐다. "이사회 구성을 볼 때 애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됐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민구단 대표의 거취를 판단할 기준은 구단의 성과와 경영 능력이다. 하지만 정치적 배경과 관계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인사에서는 절차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유소년 선수 금전 요구 논란에 연루된 A씨는 2024년 9월 선수총괄부장 공모에 지원했다. 당시 인사위원회는 면접에 참여한 지원자 2명 모두 '부적격'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노 대표는 A씨와 위임계약을 체결해 선수총괄부장에 준하는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사들이 사실상 특혜 채용이라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구단은 업무 연속성에 따른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무의 연속성만으로 부적격 판단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어떤 추가 검증을 거쳤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공모와 인사위 심사는 무엇을 위한 절차였느냐는 근본 질문이 남기 때문이다.
A씨는 이후 테크니컬디렉터로 역할이 확대돼 선수 영입과 유소년 육성 등에 관여했다. 적격성 논란이 제기된 인물에게 핵심 권한이 부여된 셈이다. 인사를 둘러싼 이견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대표의 판단을 견제할 장치가 있었는지가 문제의 본질이 됐다.
선수단 운영에서도 불협화음은 여전했다. 이정규 감독 선임 당시 일부 이사들은 전력 약화를 고려해 검증된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당시 구단주는 대표이사와 디렉터의 판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택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 부진의 책임을 감독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감독을 고르고 선수단을 설계한 판단도 평가받아야 한다. 이사회 구성 논란은 이런 의사결정 구조와 맞물려 있다. 가장 최근 구성된 제7대 이사진엔 시와 체육회·교육청·축구협회 관계자 외에 기업인, 금융인, 의료인, 변호사, 팬 대표 등이 포함됐다.
지역 축구계에서는 선수단 운영을 검증할 전문성과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명단만으로 전문성 부족이나 정치적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핵심은 이사진이 사전에 구단 안팎의 의견을 검토하고 경영진의 무리한 결정을 걸러낼 능력이 있었느냐는 하는 원론적 물음엔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것이다.
문제가 터진 뒤 구단 대응도 명확하지 않다.
선수 측은 프로팀 콜업 조건으로 발전기금 1억원을, 타 구단 진출에는 훈련보상비 6,000만원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노 대표 등 3명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A씨의 발언을 금품 '요구'가 아닌 '제안'으로 보고, 기부 대상이 개인이 아닌 구단 산하 재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 노 대표가 "돈을 개입시키지 말라"고 했다는 사실도 판단 근거에 포함됐다.
선수 측은 즉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이후 검찰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논란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도 있는 셈이다.
구단은 논란 이후 A씨를 대기발령하고 직무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반면 축구계에서는 여전히 주요 업무에 관여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A씨에게 스카우트와 테크니컬디렉터, 선수운영업무 등 공식 및 비공식 3개 직책을 부여하면서 특정 업무만 중단시킨 조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A씨는 구단 대표와 경영본부장 등 간부가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 구단의 내부 결정권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전례 없는 무승 기록으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노 대표는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사의 표명만으로 악화할 대로 악화한 사태를 수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해마다 100억원 안팎의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재정난과 운영 논란이 반복되면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카드 사용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구설에도 속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경영진은 예산 집행 내역과 재정 악화의 원인을 밝히고, 시와 의회는 지원과 감독이 적절했는지 답해야 한다. 통합시와 통합의회가 직접 나서 구단의 인사·재정·선수단 운영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매년 미친듯이 팔린다…'엄마 손맛' 보다 맛있는 서른살 햇반의 새 도전[르포]
지역 축구계 한 관계자는 "광주FC를 다시 세우는 일은 사람 몇 명을 바꾸는 데서 끝날 수 없다. 내부의 다른 의견이 결정 과정에 반영되고, 친분보다 명확한 기준과 권한을 행사한 사람이 결과를 설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최근 선수 장사 논란에 중심에 선 구단 내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겠단 이는 없다. 27경기 연속 승리 소식이 없다. 구단이 위기인데 문제 원인부터 해결방안 마련까지 속 시원히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수사기관이 나서서라도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