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예약·편명 통합 속도
12월17일 통합 항공사 출범 초읽기
조종사노조 노동쟁의 조정 신청 이어 장외집회
조원태 측·호반 지분 0.42%p 차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사의 물리적 통합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예약 시스템과 편명 변경에 이어 마일리지 통합안까지 확정되면서 고객 접점에서의 통합은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인적 통합 과정에서는 조종사 승진 서열을 둘러싼 갈등이 파업 위기로 번지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OZ' 편명을 'KE'로 순차 변경한다. 대상은 통합 항공사 출범일인 12월 17일 이후 출발하는 기존 아시아나항공 예약 및 항공권 구매 고객이다. 기존 예약과 항공권 정보도 대한항공으로 이관된다.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대한항공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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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통합도 전날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기존 마일리지는 통합 이후에도 10년간 유지되며 기존 공제 기준과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1대 1, 제휴 마일리지는 1대 0.82 비율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주요 고객 시스템 통합 작업은 사실상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문제는 사람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특히 양사 조종사의 '시니어리티(연공서열)'를 어떤 기준으로 통합할지를 놓고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니어리티는 단순한 사내 서열이 아니다. 기장 승격 순서와 기종 배정은 물론 직급에 따른 임금과 수당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조종사의 인사 기준이다. 양사는 민간 경력 조종사 채용 기준부터 달랐다. 대한항공은 민간 경력 조종사에게 약 1000시간의 비행경력을 요구해온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50~300시간 수준을 적용해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통합 서열 산정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 민간 경력 조종사는 입사 이후 교육훈련을 거쳐 정사번을 받기까지 8~27개월이 걸린다. 노조는 회사가 당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통합 서열을 설명했다가 정사번 부여일을 기준으로 변경하면서 교육기간이 긴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오히려 서열에서 불리해졌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단체협약상 운항승무원 서열순위제도를 노사 합의로 정하도록 한 만큼 통합 서열 역시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양사의 기존 내부 상대서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객관적인 통합 서열을 마련했으며, 서열과 기장 승격은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회사는 통합 이후 승격 기회가 늘어나 대한항공 조종사의 90% 이상은 오히려 승격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운항승무원 서열 일방적 결정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운항승무원 서열 일방적 결정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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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이미 쟁의 절차로 넘어갔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가결했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절차적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노조는 14일부터 20일까지 본사와 인천공항,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자택 인근 등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회사의 통합 서열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도 회사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며 17일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통합 항공사의 출범이 예정대로 이뤄진다고 해도 지배구조 문제가 남아있다. 한진칼에서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0.57%, 호반그룹은 20.15%다. 양측의 지분 격차는 0.42%포인트에 불과하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의 향후 처분이 변수다. 산업은행 측은 지분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12월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는 산업은행의 정책적 투자 목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만큼 지분 처분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항공(JAL)은 최근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한진칼 주식을 취득했다.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지분율과 취득 금액은 공개되지 않은데다 의결권 행사에 대한 약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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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의 출범보다 양사의 조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하나로 묶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출범 이후에도 조직 통합과 시너지 창출은 물론 한진칼 지배구조를 둘러싼 변수까지 남아 있어 통합 항공사가 안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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