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서 발표
인적·물적 자원 수도권 집중…AI 준비역량도 엇갈려
"지역 제조업, 지식서비스화 강화 필요"
"지역 거점대학의 AI 허브화 추진해야"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지난 3년간 AI 고(高)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가 확대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 확산에도 고노출 직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지만, 증가세는 수도권과 숙련 인력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기업의 AI 활용이 비수도권 기업보다 활발한데다, IT 관련 인적·물적 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향후 지역별 고용·임금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 고노출 업종서 3년간 25만개 일자리 늘어…80% 수도권 집중
한국은행은 15일 오후 대전에서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열고 'AI와 지역 노동시장- 지역 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의 정민수 팀장과 김보성 차장, 정유정·장수빈 조사역이 작성했다.
조사팀은 국내 최초로 AI를 생성형, 에이전틱, 피지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직업별·지역별 노출도를 산출하고 AI 확산이 노동시장에 가져온 초기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의 경우 확산 초기인 현재 고노출 업종의 일자리, 특히 수도권 일자리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3년 이후부터 3년 동안 생성형 AI 고노출 일자리는 24만7000명 늘었고, 이 중 수도권이 19만9000명으로 80.8%를 차지했다. 수도권은 생성형 AI 노출도가 0.1 상승할 경우 취업자수 증가율이 1.0%포인트 증가하는 관계가 확인됐으나, 비수도권은 두 변수 간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 역시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수 10만5000명 가운데 수도권이 9만3000명으로, 전체의 88.3%에 달했다.
이는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가 직무의 일부만 자동화하고 있거나, 노동을 대체하기보단 정보처리능력을 높여 시장 확대에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 모두 상존한다고 조사팀은 분석했다. 반면 육체노동 위주의 피지컬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이미 과거부터 자동화에 취약해 2017년 이후 장기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고용증가가 수도권에서만 강하게 발현된 것은 같은 노출도의 직업이라도 수도권에서 AI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시장확대 등 고용증가 효과가 컸을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IT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IT 관련 인적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도 지역 간 격차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기업을 중심으로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의 임금상승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자리가 확대됐음에도 수도권 기업이 체감하는 인력부족 수준은 여전히 비수도권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만 20대의 경우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수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대학 교육이 여전히 전통적인 지식·정보 축적에 초점을 두고 있어, 대학 졸업 직후의 청년층이 전문성과 경험 등 역량을 갖추기가 지역을 떠나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기반 수도권 집중, 준비 역량도 非수도권 뒤처져…"지역사회가 AI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조사팀은 이와 함께 AI 유형별 노출도를 직업·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간 차이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직업별로 보면 생성형 AI는 문서작성·정보처리 업무 비중이 높은 사무직(회계·경리·마케팅 등)과 판매직(통신판매 등), 전문가(데이터·소프트웨어 등) 직군에서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에이전틱 AI는 생성형과 비교해 관리직(고객서비스 관리자 및 보험·금융 관리자 등)에서 상대적 노출도가 높았다. 반면 피지컬 AI는 장치·기계조작, 단순노무 등에서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는 서울, 세종, 경기 순으로 노출도 1~3위 순위가 같았으며, 모두 수도권 비중이 컸다. 반면 피지컬 AI 노출도는 경북과 전남, 충북, 울산 순으로 비수도권에서 더 높았다. 이는 사무직과 관리직, 판매직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고 지식서비스업 비중이 큰 수도권 특성과 제조업·농림어업 비중이 큰 비수도권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AI, IT 관련 인적·물적 기반이 앞으로 지역별 노동시장 격차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AI 하드웨어의 핵심 요소인 반도체 제조업과 AI 노출도가 높은 지식서비스는 다른 산업보다 공간적으로 수도권 집중이 심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해당 산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경우 지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이는 자본투자가 더욱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이는 다시 기술인재를 끌어들이는 집적 경제의 순환구조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지역별 AI 준비 수준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디지털 인프라와 AI 인적자본, AI 활용 기준 등 6개 영역으로 나눠 지역별 AI 준비도를 산출한 결과 서울 및 경기 등 수도권의 AI 준비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충청권의 세종과 대전도 높은 수준이었으나 강원권, 경상권은 상대적으로 준비도가 낮게 나왔다.
다만 향후 AI 활용 방향에 따라 기회요인도 상존해 있다. 보고서는 AI와 인간 간의 협업모델이 발전해 인재와 연구개발(R&D)의 수도권 집적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점, 피지컬 AI 발전이 지역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를 촉진해 기획·연구기능의 중앙집중화 추세를 둔화시킬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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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팀장은 "지역 서비스업의 전문화를 위해 정부·대학·공공기관 간 협력을 통해 지역 내 AI 활용 교육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제조업과 지식서비스 간 융합과 스타트업 육성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 거점대학이 AI 연구와 정보, 혁신역량을 모으는 지역 AI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투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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