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회의
"동아운수 일부 파기환송… 최종 판단 남아"
"노조가 교섭 결렬시키고 임금인상만"
최종 조정… 결렬 땐 16일 첫 차부터 파업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파업 예고일을 앞두고 막판 조정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시는 "노조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1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버스노조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 관련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의 동아운수 판결에 의해 서울 시내버스 운수종사자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동아운수 판결에서는 통상임금 단가를 선정하는 기준 시간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16일 부터 전면 파업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까지 운행하는 서울 광역버스에 서울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의 파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허영한 기자

서울 시내버스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16일 부터 전면 파업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까지 운행하는 서울 광역버스에 서울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의 파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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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노사 임금·단체협약 시 동아운수 판결에 따라 소급하기로 합의했는지에 대해서는 "209시간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동아운수 판결이 176시간으로 나올 경우 이를 소급해 추가 정산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노조 측이 일방적 거부하고 교섭을 결렬시킨 채 파업을 강행해 임금 체계 개편 없이 2.9% 임금인상만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조는 대법원이 월 176시간을 기준으로 본 판단을 유지한 만큼 서울 시내버스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반영하지 않아 지급되지 않은 임금도 정산하라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일부 쟁점이 파기환송된 만큼 176시간 기준이 최종 확정된 게 아니라며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휴시간 등을 포함한 209시간을 기준으로 임금 체계를 우선 개편한 뒤 소송 결과가 176시간으로 확정되면 차액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동아운수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노조가 낸 같은 취지의 소송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더욱이 사측에 따르면 노조 요구를 모두 반영할 경우, 근속 22년 이상인 최고 9호봉 기사의 연봉은 8509만원에 달하고 해마다 5000억원대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여 실장은 "임금 인상률 1%포인트가 오르면 연간 약 140억원이 추가로 든다"며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면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해 버스 재정지원금 적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갈등에는 지난 1월 파업 불참자의 학자금·복지포인트 지급 문제까지 추가됐다. 노조가 이달 초 각 지부에 공문을 보내 1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을 학자금과 연말 복지포인트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파업에 불참했던 일부 버스기사들이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노조는 시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며 반발 중이다.


이날 서울시는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해 가용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가로변버스전용차로 임시 운영 중단 ▲무료셔틀 전세버스 1500대 투입 ▲지하철 증회 및 막차 시간 연장 ▲따릉이 무료 이용 등 비상수송대책 가동을 준비 중이다.


우선 무료 셔틀버스(전세버스) 운행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에는 자치구 단위에서만 운영되던 셔틀버스를 이번에는 서울시가 직접 주요 간선도로에 투입해 출퇴근 시간대 수송력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시는 "버스 운행 중단 시 지하철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시민과 교통약자가 가장 먼저 피해를 입게 된다"며 셔틀버스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하철 증회 및 막차 연장 시간도 기존 대비 두 배로 확대한다. 그동안 비상수송대책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증회와 막차 연장을 각각 1시간씩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각 2시간씩 연장해 시민 이동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최대한의 수송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셔틀버스 운행 노선도 등을 사전 게시해 시민 안내도 강화했다.


교육청과 상공회의소, 중기중앙회 등 관련 기관에도 이미 공문을 발송해 초·중·고 등교 시간 조정, 민간기업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 시행을 요청했다. 서울시 및 산하 공공기관 역시 자체적으로 유연근무제를 적극 시행해 출퇴근 혼란을 줄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을 위한 대체 교통수단 안내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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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파업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지 불과 8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약 380만명이 이용하는 시내버스는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시민의 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조 측에 책임 있는 협상을 촉구했다. 시는 "노조의 쟁의권이 중요하듯 시민의 이동권도 중요한 만큼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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