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이용…위장 신분으로 온라인 면접
"북한 IT 기술자 가능성도 있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다른 사람으로 위장한 채 기업의 온라인 채용 면접에 응시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의 경계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실제 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원자가 적발됐다.


일본 도쿄의 한 기업이 진행한 경력직 온라인 채용 면접에서 AI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원자가 발견됐다. TV아사히

일본 도쿄의 한 기업이 진행한 경력직 온라인 채용 면접에서 AI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원자가 발견됐다. TV아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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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 TV아사히에 따르면 도쿄의 한 기업이 최근 진행한 경력직 온라인 채용 면접에서 AI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원자를 발견했다.

공개된 면접 영상에서 한 남성은 "약 9년간 웹 시스템 개발 업무를 해왔고, 이전 직장에서는 글로벌 AI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며 자신의 경력을 유창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면접관은 남성의 말을 듣던 중 대화를 끊었다. 영상 속 입 모양과 음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면접관은 곧장 "영상과 말하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남성은 "통신이 조금 지연되는 것일 수 있지만 제 쪽에서는 문제없이 들린다"고 답했다.

이에 면접관은 "AI 같은 것을 이용해 말하게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면접을 종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남성은 "AI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본인이 직접 말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면접관은 이 답변에서도 이상함을 감지했다. 남성이 자신을 지칭하면서 일본어로 통상 상대방을 높여 표현할 때 사용하는 '고지신(ご自身)을 썼기 때문이다.


면접관은 "스스로를 '고지신'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조금 이상하다"며 면접을 종료했다.

온라인 면접에 반복 등장한 'AI 지원자'

해당 면접을 진행한 곳은 AI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도쿄의 기업 코오로다. 하라다 유지 코오로 대표는 "상당히 놀랐다"며 "면접 내내 절반은 사람 같고 절반은 AI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했다. 마지막에야 AI라는 확신이 들어 면접을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라다 대표는 지원자의 시선 처리에도 위화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눈동자가 계속 흔들렸고 음성과 입 모양이 어긋나는 데다 대답하기 전 독특한 시간차도 있었다는 것이다.


AI로 추정되는 같은 인물은 지난 7월 다른 기업의 온라인 면접에도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면접을 진행한 AI스퀘어의 호리 도모히코 대표는 "내 면접에 들어왔던 AI와 얼굴이 완전히 같았다"며 "목소리와 말투까지 똑같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라기보다 AI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례가 북한 IT 기술자의 위장 취업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본 IT 저널리스트 미카미 요는 "북한 IT 기술자들이 다른 나라의 IT 기술자로 위장해 기업에 침투하려 하고 있다"며 "원격근무 형태로 기업에 들어간 뒤 급여를 받아 북한으로 송금하거나 기업 기밀을 빼내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탈취한 정보를 이용해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FBI가 공개 수배한 북한 IT 원격 근무자들. AP연합뉴스

2024년 FBI가 공개 수배한 북한 IT 원격 근무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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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T 인력 위장 취업 잇따라

북한 IT 인력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신분을 속여 취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세계 각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 11개국은 올해 7월 북한 IT 인력의 위장 취업 등에 대해 공동으로 주의를 당부했다. 아사히TV에 따르면 북한 IT 기술자가 AI 등을 활용해 다른 사람으로 위장한 뒤 온라인 면접을 본 사례는 전 세계 5000개 기업에서 65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신원을 위장해 취업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인물들의 수배 전단도 공개하고 있다.


미카미는 AI를 이용한 위장 여부를 확인하려면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얼굴 앞에서 손을 움직여 보도록 요구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굴 부분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바꾸는 AI 기술을 사용할 경우 손이 얼굴 앞을 지나가는 순간 영상 처리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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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지급 방식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카미는 "급여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받고 싶다고 요구하거나 은행 계좌가 본인 명의가 아닌 경우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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