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모르는 집들의 비밀
지방 특별공급 경쟁률 0.6대 1 그쳐
브랜드 아파트, 설계·커뮤니티 신뢰
교육·쇼핑 등 생활인프라 주거만족↑

신규 아파트 분양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단계적으로 강화된 데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지면서 수도권, 특히 서울 요지 쏠림 현상이 한층 심해졌다. 지방 새 아파트에 견줘 분양가가 비싼 만큼 서울 강남권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통장이 몰리는 셈이다. 반면 지방에선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그간 미분양 물량이 누적된 지역도 상당수 있어 수요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역별 아파트 공급물량과 청약 접수 건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분양물량은 3만1871가구로 집계됐다. 청약통장은 31만852건 접수돼 평균 청약 경쟁률은 9.8대 1로 집계됐다. 반면 지방에서는 같은 기간 2만7726가구가 분양돼 11만279건 청약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2.9대 1로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특히 지방의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은 0.6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이나 경남에서는 그나마 선방했으나 전남, 강원, 제주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 못 미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021년까지만 해도 비수도권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2대 1 수준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 추세다.

부산 동래구와 금정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부산 동래구와 금정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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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이 녹록지 않은 여건임에도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브랜드 역세권 단지에서는 청약 성적이 나쁘지 않다. 아파트 브랜드는 설계와 커뮤니티, 사후관리 등 상품에 대한 신뢰를 높여준다. 역세권은 출퇴근 편의와 환금성에 영향을 준다. 교육·쇼핑·의료시설 등 생활 인프라는 입주 후 주거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이 위축될수록 어느 하나만 갖춘 단지보다 세 조건을 두루 충족한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는 이유다.


지난달 부산 남구에서 청약을 받은 포스코이앤씨의 '더샵트리센트'는 평균 18.3대 1로 전 주택형을 1순위에서 마감했다. 이 단지 역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와 전 가구 4베이 판상형 설계 등 상품성, 부산도시철도 2호선 지게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등 인기 요인을 고르게 갖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시장과 대학교 인근 상권, 병원 등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좋은 점도 관심을 끈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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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선 지난해 하반기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도 1순위 평균 75.2대 1, 가장 치열했던 평형은 148.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마찬가지로 아이파크라는 브랜드 파워, 대구도시철도 2·3호선, 인근 초중고와 학원가가 가까운 점이 청약 흥행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입주 후 가격 추이에서도 이런 선호도가 뚜렷이 반영된다. 2022년 입주한 부산 동래구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전용 84㎡형은 올해 4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2018년 분양 당시 같은 면적의 분양가가 5억3500만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단지는 총 3853가구 규모의 브랜드 대단지로 부산도시철도 3·4호선이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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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도 입주 후 가격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시공한 4470가구 규모의 단지로 전용 84㎡형은 올해 5월 최고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일반분양 최고가인 약 7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3억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마찬가지로 도시철도와 대형마트, 부산의료원, 사직종합운동장 등 생활 기반시설과 시청·법원·검찰청 등 주요 행정기관이 근처에서 가까운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주택시장은 투자 수요보다 장기간 거주하려는 지역 실수요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브랜드만 좋거나 교통만 편리한 단지보다는 상품성과 이동 편의, 생활 인프라가 균형을 이룬 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입주 후에도 지역 내 교체 수요를 꾸준히 흡수할 수 있어 가격 방어력이나 환금성 차원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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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향후 분양을 앞둔 지방 아파트 가운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본다. GS건설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던 자이갤러리 부지에 '연제갤러리자이'를 공급한다. 전용 84㎡ 단일 주택형으로 총 499가구 규모로 짓는 단지다. 자이 브랜드를 리뉴얼한 후 부산에 처음 적용해 상품성 차별화에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최고 43층 스카이라인에 남향 위주 배치, 4베이 판상형·타워형 등 다양한 평면을 적용할 예정이다. 연산역과 교대역, 거제역이 가깝고 부산 주요 생활권을 잇는 연산교차로 인근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교차로 인근 의료타운, 행정·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이 이미 들어서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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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일원에 총 1438가구 규모로 '두정역푸르지오그랑피크'를 짓는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0개 동 규모로 조성된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두정역을 이용할 수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일원에서 부성3구역·4구역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16㎡ 총 1714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총 162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다음 달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거제 시그니처', 연내 분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 챔피언스시티'도 대규모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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