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농사지은 농민들은 법정으로… 구인모 전 거창군수 책임론 도마
제2스포츠타운 들어서며 영농 중단… 영농손실보상 갈등 장기화
135억원 공공사업 행정절차 논란까지 불거져"
농민 보상과 사업 절차, 군이 명확하게 설명해야"
135억원이 투입된 경남 거창 제2 스포츠타운이 완공됐지만, 그 이면에서는 수십 년간 해당 부지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영농손실 보상을 놓고 거창군과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체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공익적 목적의 사업은 완성됐지만, 오랜 기간 해당 부지에서 영농을 이어온 일부 농민들은 영농 중단에 이어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송까지 진행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제2 스포츠타운 조성 과정에서 실시계획 인가·고시 등 주요 행정절차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대규모 공공사업의 성과를 앞세우기에 앞서 주민 보상과 법정 행정절차를 제대로 챙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제공=거창군] 총사업비 135억원이 투입돼 조성된 경남 거창 제2스포츠타운 전경. 사업은 완공됐지만 해당 부지에서 장기간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의 영농손실보상 문제와 사업 추진 과정의 행정절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거창군의회에서도 제2 스포츠타운 부지에서 약 40년간 농사를 지어온 주민들의 영농손실 보상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됐다.
농민들에게 해당 부지는 단순한 사업 대상지가 아니었다. 오랜 기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온 삶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공공사업 추진으로 영농을 계속하기 어려워진 데 이어 영농손실 보상 여부마저 행정기관과 법정에서 다퉈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이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농민대표 A씨는 "오랜 기간 해당 부지에서 실제 농사를 지어왔지만 제2 스포츠타운 조성 과정에서 영농손실 보상을 받지 못해 법적 절차까지 진행하게 됐다"며 "농민들이 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는지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절차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거창군이 명확하게 설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창군 담당자는 "현재 농민들과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현 단계에서는 영농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라며 "향후 소송 결과 등을 통해 보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그에 따라 보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결국 농민들이 영농손실 보상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실제 경작 여부뿐만 아니라 경작 권원, 계약기간, 하천점용 허가 관계와 관련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사법적 판단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민들의 보상 청구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문제와 거창군이 135억원 규모의 제2 스포츠타운을 추진하면서 필요한 행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는 분명히 별개의 문제다.
거창군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제2 스포츠타운 조성 과정에서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고시, 착공 및 준공 관련 절차 등이 적정하게 이행됐는지를 놓고 강도 높은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135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고 수년에 걸쳐 추진된 대형 공공사업에서 기본적인 행정절차 논란이 사업 완료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이를 단순한 담당 부서나 실무자의 행정착오로만 돌리기에는 사업 규모와 추진 기간이 너무 크고 길었다는 지적이다.
거창군은 2025년 5월 22일 제2 스포츠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당시 구인모 군수는 장기간 추진한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는 취지로 제2 스포츠타운 완성을 군정 성과로 평가했다.
그러나 준공식 이후 행정절차 문제가 구인모 당시 군수에게 보고됐다는 군 담당자의 설명까지 나오면서 논란의 시선은 실무부서를 넘어 당시 군정 최고책임자의 관리·감독 문제로 향하고 있다.
사업의 성과를 군정의 이름으로 내세웠다면 사업 과정에서 드러난 행정절차 문제에 대해서도 당시 군정이 어디까지 책임 있게 관리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제2 스포츠타운은 구인모 전 군수 재임 기간 장기간 추진된 대규모 공공사업이다. 135억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필수적인 행정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포함한 관리·감독 체계에서 제대로 점검됐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 언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담당 부서는 언제 이를 인지했는지, 당시 결재·보고라인은 어떻게 작동했는지, 구인모 당시 군수는 언제 어떤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후 어떤 지시와 시정조치를 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성과는 군수의 치적으로 평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실무부서의 행정착오로만 돌리는 구조라면 주민들의 납득을 얻기 어렵다.
더욱이 행정절차 논란의 한편에서는 수십 년 동안 해당 부지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영농손실 보상을 요구하며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농민들은 사업을 계획한 것도,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와 고시 등 행정절차를 처리한 당사자도 아니다. 그럼에도 공공사업으로 영농이 중단된 뒤 자신의 보상 권리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법적 절차까지 밟아야 하는 현실은 이번 사업이 남긴 무거운 과제다.
물론 거창군이 법적 근거 없이 예산을 임의로 지급할 수는 없다. 군 담당자의 설명대로 현재 보상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은 행정기관으로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사업 추진 초기부터 행정절차와 주민 보상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했다면 농민들과 거창군이 지금처럼 법정에서 보상 여부를 다퉈야 하는 상황까지 왔겠느냐는 것이다.
거창군은 법원의 판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시 보상계획 수립과 대상자 선정 과정, 실제 경작 관계 조사, 계약과 점용허가 관계 등을 다시 확인해 농민들이 어떤 법적·행정적 근거로 영농손실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는지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또 제2 스포츠타운의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고시 등 주요 행정절차가 왜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는지, 문제가 있었다면 어느 단계에서 발생했으며 관리·감독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도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거창군] 구인모 당시 거창군수가 제2스포츠타운 준공식에 참석해 사업 완공을 알리고 있다. 제2스포츠타운을 주요 군정사업으로 추진한 만큼, 최근 불거진 행정절차와 주민 보상 문제를 두고 당시 군정 최고책임자로서의 관리·감독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135억원짜리 스포츠타운은 완공됐지만, 행정의 책임까지 준공된 것은 아니다.
공공사업의 성패는 시설을 완공하고 준공식을 개최하는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지키고, 사업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권리와 보상 문제까지 적법하게 정리하는 것 역시 행정의 기본 책무다.
그런 점에서 제2 스포츠타운을 주요 군정 사업으로 추진하고 완공을 성과로 평가했던 구인모 전 군수 역시 당시 군정 최고책임자로서 135억원 규모 사업의 행정절차와 주민 보상 문제를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의 성과는 전면에 내세우면서 뒤늦게 드러난 행정절차 논란과 주민 보상 갈등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결국 그 부담은 행정이 아니라 주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창군은 농민들과 진행 중인 소송 결과와 별개로 제2 스포츠타운 사업의 행정절차와 보고·결재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밝히고, 당시 군정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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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농민들의 영농손실 보상 청구가 법적으로 인정되는지, 구인모 전 군수에게 구체적인 법적 책임이 있는지는 별개의 사안으로 향후 법원의 판단과 관련 자료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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