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신 350주년 기념 '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 16일 개막
'경교명승첩'·'해악전신첩' 회화 전면 공개…금강산·한양부터 화조영모까지

조선의 산천을 중국의 화법이 아닌 '조선의 눈'으로 바라본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역대 최대 규모 전시가 열린다. 탄신 350주년을 맞아 정선의 대표작 216점을 모았다. 진경산수뿐 아니라 관념산수와 고사인물화, 화조영모화까지 정선의 화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금강전도. 대구간송미술관

금강전도. 대구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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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간송미술관은 16일부터 12월27일까지 특별전 '겸재 정선-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를 연다. 전시는 미술관 전시실 1·2·4·5를 사용한다. 2022년 말부터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준비해 온 프로젝트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가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지난해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겸재 정선'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호암미술관 전시에는 정선의 대표작 약 165점이 출품됐지만 대구에서는 당시 선보이지 못했던 간송 소장품 등을 추가해 216점으로 확대했다. 호암전이 정선의 회화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선 컬렉션을 보유한 간송의 소장품을 보강해 정선의 생애와 화풍 변화를 더욱 촘촘히 보여준다.

핵심은 보물 '경교명승첩'과 '해악전신첩'이다. 두 화첩에 수록된 회화 작품 전면이 처음 공개된다. '경교명승첩'은 정선이 60대 후반 양천현령으로 지내던 시기 한강과 서울 근교의 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평생의 벗인 시인 이병연과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며 완성했다. '해악전신첩'은 72세 때 금강산 일대를 그린 만년의 대표작이다. 미술관은 두 화첩을 통해 정선 특유의 진경산수화가 원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추일한묘. 대구간송미술관

추일한묘. 대구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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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후반부에서는 정선이 평생 거듭 그린 금강산이 펼쳐진다. '금강전도'와 가을 금강산의 명승 40여 곳을 세밀하게 담은 '풍악내산총람'을 함께 볼 수 있고,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을 그린 '단발령망금강'도 선보인다. 30대의 날카롭고 치밀한 필치를 보여주는 '신묘년풍악도첩'과 70대의 원숙한 경지를 담은 '해악전신첩'을 나란히 배치해 수십 년에 걸친 화풍의 변화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정선은 중국의 이상적 산수를 답습하던 조선 회화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본 우리 산천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그려낸 진경산수의 대가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진경산수의 정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 고사를 소재로 한 '여산초당'을 비롯해 꽃과 새, 동물을 다룬 '화훼영모화첩' 등도 함께 배치해 산수화가라는 익숙한 이미지 너머 정선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미술관이 주요 전시작으로 꼽은 작품에도 '풍악내산총람', '경교명승첩'의 '독서여가', '여산초당', '해악전신첩'의 '단발령망금강', '화훼영모화첩'의 '추일한묘' 등이 포함됐다.

‘겸재 정선-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 전시 전경.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정선-조선의 눈으로 조선을 그리다’ 전시 전경. 대구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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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간송미술관이 1971년 본격적인 전시를 시작하며 처음 선택한 주제가 바로 정선이었다. 반세기 넘게 흐른 뒤 정선 탄신 350주년과 간송 전형필 탄신 120주년이 겹친 올해, 다시 대규모 정선 회고전을 여는 셈이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정선의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동시에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연구해 온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을 함께 되새기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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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간송미술관은 2024년 9월 개관한 간송미술관의 유일한 상설 전시 거점이다. 이번 특별전은 개관 이후 최대 규모다. 성인 관람료는 1만4000원이며, 9~10월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12월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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