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변심이라면 매장 환불 강제 어려워
미성년자 구매·가격 미표시는 별도 쟁점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학교 체육수업 준비물을 사기 위해 찾은 문구점에서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은 탁구채 2개를 14만원에 구입했다가, 부모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15일 해당 사례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환불이 어려운 이유와 미성년자 구매, 가격표시 의무 등 관련 규정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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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탁구채를 샀던 중학생의 부모는 결제 17분 만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점주는 영수증에 적힌 '스포츠용품 교환·반품 불가' 문구를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정말 영수증이 있어도 환불이 어려운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온라인 쇼핑과 달리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을 법적으로 보장받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쇼핑의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가 상품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원칙적으로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채 구매한다는 점을 고려한 제도다. 판매자가 온라인 상품에 '환불 불가'라고 표시해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면 법적 효력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오프라인 구매에는 이 같은 일률적인 청약철회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상품과 가격, 상태 등을 확인한 뒤 구매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이 일정 기간 안에 영수증을 가져오면 환불해 주는 것도 대부분 법적 의무라기보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깝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도 교환과 환불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분쟁 발생 시 참고하는 권고 기준으로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품에 하자가 있거나 판매 과정에서 중요한 내용을 잘못 안내받았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민법은 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었을 경우 일정 요건 아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격 미표시·허위 안내 있었다면 상황 달라질 수 있어

이번 사례에서는 구매자가 중학생이라는 점도 쟁점이다. 대한민국 민법에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한다. 부모 동의 없이 체결한 계약은 미성년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취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모든 구매가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 구매 물품 환불 관련 안내. 소비자24

오프라인 매장 구매 물품 환불 관련 안내. 소비자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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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 상품의 종류와 가격, 사용한 돈의 출처, 평소 부모가 자녀에게 허용한 소비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소액의 문구류를 산 경우와 고가의 물품을 구매한 경우를 똑같이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사례처럼 14만원 상당의 탁구채 구매가 부모 동의 없이 취소할 수 있는 계약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봐야 한다.

카드 결제 과정도 논란이 됐다. 학생이 신용카드를 제시하자 점주가 대신 서명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카드사에 결제 취소나 지급 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카드 분실이나 도난에 따른 부정 사용이 아니라면 단순히 자녀가 부모의 카드를 사용했거나 가맹점이 대신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사가 즉시 결제를 취소해 주기는 어렵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품 구매 계약이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체결된 만큼, 우선 양측 간 계약 취소가 이뤄져야 결제 취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격표시 의무 어겼다면 과태료 부과 가능

다만,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점은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문구·운동·경기 용품 소매업 등을 포함해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점은 상품에 판매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매장이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시정 권고를 받을 수 있고, 이를 반복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점은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문구·운동·경기용품 소매업 등을 포함해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점은 상품에 판매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다만,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점은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문구·운동·경기용품 소매업 등을 포함해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점은 상품에 판매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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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미표시가 반복되면 30만원에서 시작해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다른 매장보다 비싸게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상품 가격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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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사례에서 '다른 매장보다 비싸게 샀다'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강제하기는 어렵지만, 구매자가 미성년자였다는 점과 부모 동의 여부, 매장의 가격표시 의무 준수 여부 등은 별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화성시도 논란이 된 점포를 포함해 인근 관련 매장의 가격표시 여부 등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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