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기업·디벨로퍼에 용적률 1300% 시범사업지 몰아준 서울시
서울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 발표
역삼동 시범사업지는 디벨로퍼 소유 토지
현대백화점그룹·KT&G 사옥도 시범사업지로
"대기업과 자산가에 혜택 몰아주는 꼴"
서울시가 서울 전역을 '다핵도시'로 재편하겠다며 15일 첫 시범사업지 6곳을 선정해 발표했지만 대상지 상당수가 이미 자금력과 개발 경험을 갖춘 대기업이나 전문 디벨로퍼, 장기간 부동산을 보유해 온 자산회사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간 개발 격차 해소와 저이용 토지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첫 수혜지는 개발 자금과 전문성을 이미 갖춘 대형 토지주에게 돌아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날 지난 3월 발표한 ‘서울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의 후속으로 중심지·환승역·간선도로를 잇는 다핵도시 재편에 나선다고 밝혔다. 첫 시범사업으로 용적률을 일반상업지역 기준 최대 1300%까지 적용하는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2곳과 비역세권 간선도로변을 개발하는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4곳 등 6곳을 골랐다.
하지만 아시아경제가 대상지별 토지 소유관계를 확인한 결과, 6곳 모두 개발 여력이 충분한 소유주가 보유하고 있었다. 용적률 혜택이 가장 큰 성장거점형 2곳부터 그렇다.
강남구 역삼동 680-1 일원은 고급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시리즈로 알려진 부동산 디벨로퍼 박성찬 트라움하우스 대표 겸 라움아트센터 회장 개인 소유의 땅이다. 박 회장은 30대 중반에 회사를 세워 서초동 일대에 트라움하우스 1~5차 최고급 연립주택 단지를 조성했고, 이후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와 건대입구 '더 라움 펜트하우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국내 대표 디벨로퍼다.
광진구 자양동 17-1 일원은 컨테이너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가 들어선 자리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5년 건대입구역 인근에 문을 연 이 쇼핑몰의 땅 주인은 옛 택시회사에서 출발한 부동산 임대·개발 회사 디에이치프라퍼티(옛 대한상운) 소유로 확인됐다.
비역세권 균형발전을 앞세운 성장잠재권 4곳도 마찬가지였다. 이 중 2곳은 대기업 부지다. 강동구 성내동 448-1 일원은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광진구 중곡동 587-2는 ㈜케이티앤지(KT&G)가 소유하고 있다. 한섬이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3261억원에 인수하면서 성내동 사옥도 SK네트웍스에서 한섬으로 소유권이 넘어왔다.
나머지 2곳도 부동산 개발 임대법인 소유다. 도봉구 창동 715-1 일원은 레미콘업에서 출발해 주택·부동산업으로 사업을 넓힌 미화콘크리트가, 인도어 골프연습장으로 이용 중인 금천구 독산동 1066-2는 중구 일대에서 빌딩 임대·개발을 해온 창강산업이 갖고 있다.
창강산업은 서울 중구 삼각동 경기빌딩 소유주로 도심에 여러 빌딩을 보유하며 임대·관리, 골프연습장·볼링장·주차장 등을 운영하는 부동산 자산회사다.
이로 인해 방치된 저밀 토지를 되살려 지역 균형을 맞추겠다는 사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석좌교수는 "대기업이나 자산가가 가진 땅의 용도를 전환하고 지구 지정까지 바꿔 민간이 개발하도록 하면, 결국 민간 기업에 혜택을 몰아주는 꼴이 돼 특혜 시비를 부를 수 있다"며 “이런 경우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수준을 넘어 민관합동 개발로 가야 특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범사업지 선정이 곧바로 사업 확정이나 용도지역 상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입지·접도·면적 등 기본요건과 주변 지역 연계성, 개발 파급효과, 자치구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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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올해 12월까지 대상지별 계획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부터 입안 제안 등 행정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6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성장거점 28곳, 생활거점 42곳 등 총 7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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