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어쩌나" 사우디 송유관 피격에 비상 걸린 정유사 '팔수록 부담'
하루 500만배럴 원유 수송 라인
3개월치 확보 당장 피해 없지만
12월 물량 계약 인상 가능성 ↑
최고가격제 수익성 악화 우려도
하루에 약 500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수송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송유관이 손상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확보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회 수송로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수송로까지 막힌 것인데 이대로라면 올겨울에 필요한 원유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중동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긴급회의를 열면서 대응에 나섰다. 정유사들은 3개월분 원유를 미리 확보해 당장은 수급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우선 보고 있다. 그러나 폭파된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펌핑장이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데에는 4~5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12월에 들여올 원유 물량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방식으로 작은 국내 수송 배들이 원유 수송선으로부터 원유를 넘겨 받아와 당장의 물량은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사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이 막히면서 수급이 더 힘들어지고 빠듯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원유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최고가격제에 발이 묶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최고가격제를 실시한 이후 6개월째 유지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 6차례 동결했다. 지난 6월 26일 7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1784원이었던 가격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시행 탓에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석유 제품 가격과 국제 가격 간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3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ℓ당 1286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정유사들이 세전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은 893원에 불과했다. 지난달에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1015원이었지만, 세전 공급가는 984원이었다. 글로벌 추세와 달리 국내에서는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지 않으면서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886만 배럴로 역대 7월 최고치인 885만6000배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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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이 원유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우회 수송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길어지게 되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면서 "향후 시설이 더 파괴되는 상황으로 치달으면 정부 비축유 스와프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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